[기자의 시각] 지방 행정사무감사, 매년 비슷하지만 좀 더 열린 소통으로 이뤄지길
[기자의 시각] 지방 행정사무감사, 매년 비슷하지만 좀 더 열린 소통으로 이뤄지길
  • 이기암 기자
  • 승인 2023.11.1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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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암 기자/취재부장
이기암 기자/취재부장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는 행정사무감사의 막바지. 16일 경남도에서도 각 상임위에서 행감이 열렸다. 본 기자는 경남도청 행정사무감사 취재는 처음이기에 분위기가 어떤지, 또 의원들은 준비를 잘했는지, 집행부는 어떤 답변을 하는지 등을 보기 위해 경남도청을 찾았다.

경남도는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도 굉장히 큰 규모에 속하고, 또한 최근 수도권의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부울경 통합 문제 등으로 중앙에서 바라봤을 때는 어느정도 이슈가 있는 곳 중의 하나기도 하다.

행감이 10시부터 시작이라 1층 도의회에 들어섰는데, 중앙에 커다란 전광판이 각 상임위의 행감일정과 장소를 잘 알려주고 있었다. 오늘은 소방본부(소방서 포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있는 날이라, 1층에는 제복을 입은 소방공무원들이 여럿 보였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의회는 어느정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건설소방위 뿐만 아니라 경제환경위, 농해양수산위, 문화복지위 행정사무감사도 동시에 열렸고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장소 모두 3층이었다. 본 기자는 건설소방위의 행감을 관심있게 보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향했다. 특별히 건설소방위의 행감을 보려는 이유는 일단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 후 문제점은 없는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소방장비의 노후화 문제 등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수도권과 지방의 소방공무원의 근무환경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행감이 시작되기 약 5분 전, 위원회장으로 들어섰다. 우선, 자리가 꽉 차있는 모습에 놀랐다. 경남의 각 소방서장이 앉아있는 앞좌석 뿐 아니라 뒷자석과, 그 옆좌석 등이 모두 소방공무원들이 앉아 있었던 것. 아마도 경남의 간부급들은 대부분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의원들과 피감기관의 자리만 마련돼 있을 뿐, 기자가 직접 관람하기 위한 자리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인구 3백만의 광역자치단체에서 하는 행정사무감사인데, 기자의 좌석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니. 더구나 행감을 안내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고, 피감기관의 입장이 끝나자 행감은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물론, 요즘은 대부분 동영상으로 시청하기에 기자의 좌석이 따로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기자가 오든 안 오든 취재좌석은 2~3자리 정도는 마련돼야 하지 않는가. 수험생들이 왜 동영상강의를 듣지 않고, 직접 강의실을 찾는가. 현장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를 느끼려 하는 것이다. 기자역시 행정사무감사가 이뤄지는 동안 발언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좌중의 분위기, 또 어떤 민감한 발언이 나왔을 때 집행부와 피감기관 각각의 표정들을 체크할 수 있는 것이다. 

행정사무감사가 무엇인가. 정부시책의 모든 단계에서의 적정운영 여부와 공무원의 기강 위배사항을 검토·분석하고 이에 대한 시정 또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를 시민들이 일일이 관람할 수 없으니, 언론이 대신 감시해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 목적 아닌가.

수도권에서 기자생활을 해본 나로서는 생각보다 좀 충격이었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인데, 마치 여러 공무중 하나인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대처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며칠 전 부산교육청에서 열린 국정감사때와는 굉장히 대조적이었다. 당시 교육청의 수십명의 직원들이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1층 바깥의 주차장까지 내려와 의원들과 언론인들을 맞이했다. 또 외부에서 온 언론인들에게는 위원회에 들어가기 전에 “취재기자”라는 명찰을 따로 배부해, 취재에 혼선이 없도록 했다.

물론, 지방 행정사무감사기에 서울에서 국회의원들이 내려오는 국정감사때처럼 1층까지 내려와 대대적으로 손님맞이를 하는 것까지는 바라진 않는다. 다만, 적어도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는 회의실 앞에는 안내하는 직원 1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외부에서 취재기자가 올 수도 있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또 모든 자료를 내어줄 순 없어도 기본적으로 행정사무감사의 내용 정도는 소개하는 간단한 자료 배부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는가. 이러한 것들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인구 3백만의 광역자치단체 의회에서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인데 어느정도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도의회의 경우 행정사무감사 존재감이 “제로”라며 감사 종반에도 집행부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해 “물감사”라는 조롱 기사도 나왔다. 반면, 또 어떤 도의회는 연일 꼼꼼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해 의원들이 칭찬을 받기도 했다. 기왕 하는 행정사무감사, 국정감사까진 아니더라도 으레 열리는 관행적인 행사로 비춰지기 보다는 그래도 시민들에게 칭찬받는 그런 행정사무감사가 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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