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우칼럼] 성공에 대하여
[정용우칼럼] 성공에 대하여
  • 정용우 前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 학부장
  • 승인 2023.12.0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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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우 前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 학부장
정용우 前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부 학부장

요즘 사람들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성공’이다. 현재의 자기 자신과 비교하여 더 높은 지위와 권력, 더 많은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그들처럼 성공할 수 있기를 갈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NS를 통해 이리저리 전달되고 있는 글의 상당수가 성공에 관한 것들이다. 얼마 전의 일이다. 지인 한 분이 국민메신저 카톡을 개발한 김범수 의장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글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김범수 의장은 어린 시절 할머니를 포함해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고... 도전정신과 과감한 실행력 등 여러 가지 자질과 능력의 비범함이 있어 오늘날 굴지의 IT기업을 일구어 냈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나에게 이런 내용의 글을 보낸 데는 요즘 들어 카카오그룹이 세간의 관심대상이 되어 있기에 그를 옹호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도 그 글 내용에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보도를 보면 공감의 정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 매끄럽지 못한 처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수사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자기성취 또는 이윤추구 욕망이 지나친 결과, 법을 위반하거나 아니면 자기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수 있겠다. 이보다 더한 경우도 많다. 우리가 역사 공부시간에 배워 잘 아는 사람들 예컨대 나폴레옹, 알렉산더, 진시황 등... 이들은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최고로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 그 성공 뒤에 함께 따라오는 어두운 이면(裏面)을 무시한다면 그 말도 맞다. 그러나 우리가 성공 뒤에 따라오는 어두운 이면을 읽어내기만 한다면 이들은 엉터리 성공자다. 자기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거나 다치게 했다. 그들의 성공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의 결과다. 나는 이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성공은 어떠한 것인가? 자신의 선한 본성을 최대한 완벽하게 발휘해 그 인격과 재산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최대한 널리 미치는 사람, 나는 이러한 사람만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다면 선한 영향력은 우리네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미국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랠프 왈도 에머슨(1803~1882)은 그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What is Success?)'에서 이를 구체적이면서도 멋들어지게 표현했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그 구체적인 삶의 모습들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이 시 구절을 살짝 비틀어 성공 기준을 달리 표현한 이도 있다. 1982년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의 어느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수석의 영예를 안은 여학생 - 이 여학생이 마이크로소프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부인 멀린다 게이츠다 - 의 졸업 연설 중 한 대목인데 성공담론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구절.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았음으로 해서 한 사람의 생명일지라도 보다 편안히 숨쉬었음을 깨닫는 것 이것이 성공이다.” 다들 성공 기준이 참 건강하고 참신하다.

이처럼 우리가 성공의 기준을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권력이나 돈에 집착하지 않고 개개인이 자기 가치관과 상황에 맞추어 다양하게 정한다면 우리네 삶이 보다 풍성해질 터. 내 주변에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35년 넘게 서울에서 경찰관직을 수행하다 정년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동네 이장이 되어 주민에게 봉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 매일 시적 언어로 작성한 ‘아침 단상’을 카톡으로 보내주어 지인들의 삶에 깨달음과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사람, 지리산 천왕봉 맨발등정 기록을 나날이 갱신해가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심신단련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사람 등등... 랠프 왈도 에머슨의 성공 기준과 맥락을 같이한다.

나도 위 예에서처럼 내 가치관과 상황에 맞는 나만의 맞춤 성공 리스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나이가 들어 인생의 깊이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여 엮어내는 세속적인 성공담론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 계속 세속적인 성공담론에 억매이게 되면 나 자신은 항상 성공하지 못한 사람 즉 실패자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여 성공한 사람, 실패한 자신으로 구분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면 사람을 죽이거나 타인에게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닌 한, 나 자신이 한 모든 행위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 풍성한 삶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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