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인]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 _ 우리 농산물이 제값 받을 수 있게 올바른 농산물 유통구조 만들터
[경남인]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 _ 우리 농산물이 제값 받을 수 있게 올바른 농산물 유통구조 만들터
  • 이기암 기자
  • 승인 2024.03.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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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부림단위조합으로 설립, 1977년 부림‧봉수‧낙서 단위조합 합병
시설 양상추, 노지 양파, 마늘, 옥수수(초당), 단감 등이 주요 생산물

금융사업 많이 취약한 농촌농협, 도농상생공동사업으로 모색 마련해야
의령동부농협 사상 최초로 도농상생자금 5개월 만에 40억 원 유치

전국에서 13개 농협에만 있는 여성조합장, 경남의 여성조합장 3명 중 1명
아버지 따라 9살 때 의령으로 들어와...항상 긍정적인 생각이 삶의 철학
농사꾼 출신 조합장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파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

“5년 전에 남편이 큰 병에 걸렸어도 저는 웃고 살았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울지만, 내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면 긍정적 에너지가 남들에게 보이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그럽니다. 에너지가 너무 많다. 같이 있으면 에너지를 많이 얻고 간다고요. 또 항상 부정보다는 긍정을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거창한 밥상보다 하우스에서 짜장면 한 그릇이 더 맛있다”고 말하는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은 단 한 번도 ‘농사꾼’이라는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직업에 대해서 당당하다. 조합장이더라도 “내일 논에 약 칠 거에요, 모 심을 거에요.”라고 말하고 다닌다. 사람들이 농사꾼치고 너무 당당하다고 하는데, 어차피 농사는 내 일이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평생을 농사꾼으로 지내다 지난해 3월 의령동부농협 조합장으로 당선된 주현숙 조합장. 주 조합장은 부산이 고향이다 보니, 대도시와 군소도시 간 농협이 처해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농촌농협은 금융사업이 많이 부진하다는 것이 주 조합장의 고민이었다. 하지만 주 조합장은 조합장이 되기 전부터 감사와 대의원 등을 지내왔던 터라, 어떻게 하면 자금을 유동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잘 찾아내기도 했다.

“저는 도농상생자금을 5개월 만에 40억을 가져왔습니다. 의령동부농협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죠.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끌어왔을까 사람들이 생각하기도 합니다. 도농상생자금 유치가 쉽지는 않죠. 이에 전 농사꾼이라는 것을 특히 강조했어요. 전국에서 13개 농협에만 있는 여성조합장으로, 오로지 농사에만 전념하는 농업인 출신이라고 어필한 것이 이런 성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어요.”

이처럼 도농상생자금 유치를 의령동부농협 출범 이래 단 몇 개월만에 40억원을 유치하는 역대급 성과를 이뤄내자 이 소식은 의령군 전체에 퍼지기도 했다.

도농상생 공동사업이란 사업의 규모화와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시·농촌 농축협이 공동으로 하는 사업으로, 이를 실행하면 도시 농축협 지원을 통해 농촌지역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마련 등 조합원 실익 증진과 농협 본연의 역할 수행이 가능해진다. 도농상생 공동사업의 일환이 바로 도농상생자금이다.

“단기간에 큰 돈을 유치해오니 직원들도 더 인정을 해주는 것 같아요. 이젠 조합장 앞에 ‘우리조합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어요. 직원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가고 싶은 조합장이 된 거 같아요. 결국 조합장은 큰 머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 조합장은 2만4000평의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다. 농사를 하면서 모든 기계를 다룰 줄도 안다. 소도 60여 마리 키운다. 사람들은 조합장에 당선됐기 때문에 자신이 농사를 안 지을 것이라고 하는데, 주 조합장은 여전히 “나는 농사꾼”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새벽에 일어나 모를 심어놨다가, 출근하고 퇴근 후에 다시 논밭으로 나가는데 잠도 고작 하루에 4시간 정도 잔다고. 농사꾼 출신 조합장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 조합장은 계획을 잘 세워 밤낮없이 일하는 전형적인 열성분자다. 하지만, 주 조합장은 일만 열심히 하는 일벌레가 아니다. 안에서는 비록 조합장과 직원과의 관계지만, 바깥에서는 아버님, 언니, 동생 등으로 격의 없이 지내는 등 인간적인 면이 많다.

다음은 주현숙 의령동부농협 조합장과의 대담내용이다.

▲먼저 조합장님 소개 부탁드린다.

-2023년 3월 초선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약 11개월이라는 기간을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습니다. 아직은 낯설고 힘든 일이 많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한층 더 성숙한 조합장으로서 조합원님들게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합장이 되시기 전엔 무엇을 했나?

-의령축협 대의원을 10년 넘게 했고, 의려동부농협에서도 5년 동안 대의원을 하고 감사도 했다. 아마 감사도 서부경남에서는 여성감사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 그렇게 나름대로 사업계획도 습득하는 등 농협의 전반적인 부분을 알아나갔다.

▲경남에 여성조합장은 총 3명인가?

-그렇다. 농축협의 여성조합장은 경남에 총 3명이다. 또 농협 조합장 중 열두 분은 농협직원 출신이다. 유일하게 저는 농업경영인, 즉 전문농사꾼 출신이다. 이는 전국 1호다. 작년에 1호 여성농업 경영인으로서 협의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여성조합장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경영인이 된 후 가입할 수 있는 정관의 회칙도 바꿨다.

▲조합장이 되기 위해 경영학 공부를 하셨다고?

-2023년 2월 10일에 경영학 졸업을 하고, 3월 8일에 선거에 나갔다. 공부를 한 이유는 조합장이 되려면 무엇이라도 배울 필요가 있었고, 또 대의원, 감사를 역임했지만 더욱 더 감사다운 감사를 하고 싶었다.

▲조합에 들어오기 전에 어떤 일을 했나?

-2만4000평 규모의 농사를 지었다. 소도 한 60여 마리 키웠다. 제가 모든 기계를 다룬다. 사람들은 조합장에 당선됐기 때문에 농사를 안 지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모를 심어놨다가, 출근하고 저녁에 마친 후 다시 가서 농사를 짓는다. 지금도 하루에 4시간 잔다. 남편이 군 의원을 하다보니 내조역할을 하면서 행정에 접목하는 등 그때 많은 것을 배웠다.

▲여성조합장으로서 장점이 있다면?

-경남에 여성조합장이 단 3명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절 바로 알아보신다. 이러한 것들이 의령동부농협 홍보에도 도움이 되더라.

▲여성이기에 단점이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데, 남성 조합장들은 과연 여성으로서 “직원을 잘 통솔할 수 있을까, 리더십이 있을까”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저는 여성이라서 더 강인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내내 밝으신데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5년 전에 남편이 큰 병에 걸렸어도 저는 웃고 살았다. 마음속으로 울지만, 내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면 긍정적 에너지가 남들에게 보인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저보고 그런다. 에너지가 너무 많다고. 항상 부정보다는 긍정을 생각한다. 또 한 번도 제가 농사꾼이라는 것에 대해 후회가 없었다. 제 직업에 대해서 당당하다. 조합장이더라도 “내일 논에 약 칠 거에요, 모 심을 거에요.”라고 말하고 다니니 사람들이 농사꾼치고 너무 당당하다고 하더라. 농사는 어차피 내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다닌다.

▲의령동부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규모는 어떻게 되나?

-의령동부농협은 1961년 부림단위조합으로 설립하여 1977년 부림, 봉수, 낙서 단위조합이 동부 단위조합으로 합병하고 1997년 지정농협을 흡수합병했다. 2024년 2월 현재 조합원은 약 2,000명, 준조합원은 약 3,000명으로 의령 동부지역의 농업인 실익향상 위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용사업은 23년 말 기준 예수금 평잔 약 1,500억원, 대출금 평잔 850억원으로 전형적인 농촌형 농협이다. 경제사업으로는 일반적으로 구매, 판매, 마트 등이 있고 농민이 생산한 벼 건조저장시설(DSC)과 벼 육묘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파종작업부터, 논정지, 이앙, 항공방제, 수확, 볏짚곤포 농작업을 일관 대행하는 농기계은행팀을 운영 중이며 지정지점에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의령동부농협의 주요 생산물은 무엇인가?

-시설 양상추, 노지 양파, 마늘, 옥수수(초당), 단감 등이 우리지역 대표 생산물이다.

▲의령동부농협은 농업인의 영농활동 편익과 농가소득증대 기여를 위해 각종 영농에 필요한 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자 영농자재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소개좀 부탁드린다.

-영농자재 백화점은 비료, 농약, 사료, 시설자재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영농철 농민조합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휴일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

▲의령동부농협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우리지역 대표 농산물인 양파는 계약 농가의 생산품을 매취하여 APC 저온창고에 저장하며 농산물 공판장으로 출하 하고 있다. 낙서지점에도 저온창고 시설이 있으며 역시 양파, 단감 품목을 저장 후 농산물 공판장으로 출하한다.

▲농가주부모임과 함께하는 벼 수매현장 온기나눔 봉사활동도 하신다고 들었다. 어떤 활동인가?

-농가주부모임 자체적인 봉사활동의 일원으로 공공비축 수매등 추운 날씨에 수매농가 지원을 위한 어묵, 파전 등 음식을 제공하였다.

▲2024년 의령동부농협 역점사업은 무엇인가?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올바른 농산물 유통구조를 만드는 것이 농협 본연의 역할이면서 우리농협의 가장 중요한 역점사업이다.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것들을 하시나?

-먼저 농촌의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으로 농사를 짓기가 어려운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동부농협은 벼 육묘부터, 이앙작업, 항공방제, 벼 수확작업 및 산물벼 수매까지 농기계은행 사업을 통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영농비 절감과 노동력 부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 상해보험 가입 지원과 농업인 안전보험 보험료 지원을 통하여 각종 사고를 보장해 드리고 있다. 문화활동으로는 노래교실과 주부대학 노인대학등을 통하여 조합원간의 소통과 농촌의 부족한 문화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 조합원 자녀(대학생)에게 장학금 지원과 우수조합원에 대하여 매년 건강검진을 실시하여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다. 의령동부농협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농협직원 출신은 아니지만 2020년 의령동부농협에 감사로 부임하여 3년간 감사로 재직하며 동부농협의 운영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조합장의 꿈을 갖게 되었다.

▲고향은 어디신가?

-태어난 고향은 부산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의령으로 이사를 왔고 현재 살고 있는 봉수면에서 가정을 이뤄 거주하고 있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1남 3녀를 두고 있다. 아들은 김해에서 학교선생을 하고 있다. 딸은 바로 옆에 축협에 일하고 있다.

▲조합장님께 의령이란 어떤 곳인가?

-고향은 부산이지만 의령은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녀 넷을 낳고 키우며 터전을 잡았고 동부농협 조합장이지만 00평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조합원으로 제 생활의 터전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존경하는 조합원 및 농민 여러분! 지난 한 해는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농가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한 해였습니다. 수확기 인건비 및 각종 농자재 등 농가의 구입가격은 상승한 반면, 소비위축에 따른 농업실질소득이 눈에 띄게 감소했던 한 해였습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합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사업이용과 애정어린 관심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동부농협은 조합원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든든한 농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기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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