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조국 대 반조국 - 촛불과 태극기 -
[김용희의세상엿보기] 조국 대 반조국 - 촛불과 태극기 -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10.1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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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나라가 온통 시끌벅적 난리 공화국이다. 서초 촛불, 광화문 태극기. 수백만명씩 끝도 없이 올해가 다가도록 이어질 전망이다. 연유를 따지기 전에 과연 이게 바람직한가? 극한 소모전일 뿐인가, 혹은 성숙된 사회로 가기 위한 절차적 단계인가? 의회파와 왕당파가 전투해서 수십만의 사상자를 내고 완성된 영국 시민혁명, 그들은 그 후 아편전쟁으로 중국도 굴복시켰다. 시민의 힘으로 이루어 내는 민주화는 분명 자발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기제가 되리라. 그러나 끝없는 분열과 비방은 자칫 사회적 혼란만을 가중시킬 수도 있겠다. 폭력적이지만 않다면 참여적 민주사회가 나쁠 리도 없다. 해서 촛불문화제란 이름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듯하다. 가족과 자녀가 동반하는 집회는 깃발 구호로 상징되는 헤게모니 전투는 아니겠다. 사회발전에 외면하지 않고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선진화된 시민의식의 발로 일수도 있겠다는 얘기다.

그러면 과연 촛불과 태극기의 주요 이슈는 뭘까? 물론 상징적 의미부터 다르긴 한다. '촛불'은 어둠을 밝히려는 나약한 손짓이고 '태극기'는 나라를 걱정한 우국충정, 전자는 휴머니즘에 기반하고 후자는 애국에 기반한다. 광복군의 상징은 태극기요 박영효가 국제사회에 내건 것도 태극기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요 민족과 국가의 자존적 번영의 염원이다. 그러나 촛불은 보다 코스모틱하다. 전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즉 문 대통령 말처럼 사람 위에 사람없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지향한다. 돈 나고 사람 난 사회, 검찰 나고 사람 난 사회를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촛불의 지향성이다. 촛불은 자본에 의해 인권이 유린되는 사회, 계층구조, 이런 사회 틀을 걷고 인권이 가을하늘처럼 높게 열리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나 태극기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계급투쟁의 이름으로 미화되는 사회전복 의도를 경계하는 몸짓이다. 해서 따지고 보면 모두 애국이요 애족이다.

그럼 이 혼란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가. 우선 나름대로 논점을 정리해보자. 지금 촛불과 태극기는 조국 대 반조국, 조국수호와 조국퇴진으로 나뉜다. 사실 조국 장관은 소재이지 목적이 아니다. 조국으로 발발된 가치논쟁이요 관점논쟁이다.

조국 퇴진 이유는 첫째는 이념논쟁이다. 그곳에는 체제불안 내지는 체제전복세력의 포진으로 보는 우려가 깔린다. 스스로 사회주의자라 했으니 이러다 나라를 또 김정권에 가져다 바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다(물론 어느 글이 그렇듯 이건 논자 개인적 견해일 뿐). 6.25를 지난 세대, 전후 65년간 이념논쟁에 끝없이 시달려 온 세대에게는 알레르기적 우려일 수 있다.

둘째는 은닉된 굴절된 특권의식이다. 쉬임없이 기득권, 제도권의 특권의식을 논리적으로 비판해 오던 그가 사실 그 대상이 되어있는 듯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일어나는 배신감과 좌절이다. 이 정부는 최순실로 집약되는 어처구니없는 국정유린사태로 시작되었고 급기야 터져버린 촛불혁명에서 반사적으로 탄생되었다. 최순실이 누구인가? 국정농단이라 표현되듯 청와대 밀실에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 전혀 예상도 못한 다른 이에게서 연유되고 있었다는 놀라운 진실에서 "이게 나라냐?"로 시작된 정권이다. 그러니까 권의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그 놀라운 결과에 질색한 결과다. "이 정도 일 수가?"란 사회적 자각이 촛불로 나타난 게다. 결국 문제는 권위주의였던 것이다. 권위주의 사회가 아니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이 21세기 대명천지에 일어난 것이다. 그러니까 국민 심리의 밑바탕에는 그 뿌리깊은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이 현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다. 그런데 다시 조국을 보며 그 권위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알지도 못할 제도들을 이용하여 유명대학을 가고 의사가 되려하고, 더욱이 사학이라는 건 또 뭔가. 사학의 비리도 기득권의 소유물이었다.

그럼 촛불은 뭔가? 누구 말처럼 촛불은 정신나간 사람들인가? 촛불은 조국수호 보다는 검찰개혁을 내건다. 사실 현 정국에서 조국은 앞서 말했듯 소재다. 검찰개혁을 위해서 조국을 지켜내자는 것이요 문 정권의 탈권위화 의지를 촛불이라도 다시 들고 지켜보자는 것이다. 검찰이 누군가? 권력독점기관, 나아가 정치독점기관, 제어장치 없는 권력, 김학의로 울산고래고기 사건들로 보여주는 철저한 자존집단. 이건 최순실 농단보다 더 깊고 넓고 수월적이다. 정치하려면 검사된다니….

보수란 단어는 기득권 체제를 옹호한다는 의미가 내포된다. 개혁이란 이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 조 장관 비리문제 최순실농단 보다 많은 검사가 투입되어 두어달을 털고 있단다. 조 장관 정도의 저인망식의 집중발굴이라면 지금 정치꾼들 중 누가 더 나을까. 앞으로 법무부 장관 누가 하랴? 아직은 밝혀진 것 없다. 의혹이 사실처럼 제2의 개혁 대상이라는 카멜레온 언론들에 의해 양산됐을 뿐.

세상사를 무 자르듯 나무막대기 분질듯 양단내서 볼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서로 엉킨다. 그럼 실제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뭘까? 지엽적인 것 말고, 가짜뉴스 말고, 자질구레한 얘기들 말고…. 그건 아직도 남은 조선시대부터, 아니 통일신라 그 이전부터 이어 온 권위주의에 대한 도전 아닐까? 검찰개혁 주장도 권위주의에 대한 항거요 외침이다. 현재 정국의 혼란스러움은 조 장관에 대한 실질적 문제가 밝혀진 이후에 내릴 나름의 결론이지만 근본적으로 태극과 촛불의 공동염원이 뭘까? 분명 그건 실질적 민주주의 즉 투명성 공정성 평등성 이런 보편적이지만 보편화되지 못한 가치들에 대한 것이겠다. 높은 시민참여의식을 사회양분이라는 굴레로 폄훼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모두를 묶어 낼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지금을 혼란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하겠다.

현정부 권위주의 타파 되었을까. 기본적 자세는 당연 비권위적이다. 문제는 실질적 민주화다.

성적이 꽤나 부진한듯하다. 강동 주공아파트 1916년에 4억에 구입 지금 9억, 정치는 지향성, 의지, 뜻만 가지고는 안된다. 지향성은 옳을지라도 그 결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것은 전문성 부족이다.

자본주의가 옳다. 그건 경쟁력을 거쳐오고 무릇 모든 생명체는 적자 생존한다. 미국이 왜 북한 부드럽게(?) 다룰까. 그건 힘의 논리다. 잠수함에서 어디든 쏠 수 있는 핵을 보유하였다면 카다피 후세인 빈라덴 다루듯 못하기 때문이다. 그게 경쟁력이요 적자생존 논리다. 선의지, 인본주의 그건 구호다. 이러다가 아무 것도 못하는 소용돌이 되지 않을까? 해서 우선 인본화란 이름으로 소멸되는 경쟁력회복이 먼저요, 둘째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권위주의와 계층구조를 불식해야 하는데 가계부채 1500조에 부동산투기자금 1300조로 권위주의 사회는 더욱 수치로 공고화되어간다. 이 모든 것이 정치권 국회의 각성과 획기적 사고전환이 있어야, 법이 개정되야 하는데, 휴~

국민은 안타깝다. 지켜보는 국민은 절실하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주말도 반납하고 집회현장으로 가는 게다. 할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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