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연칼럼] ‘쿨’함이 의미심장해지는 지금
[서소연칼럼] ‘쿨’함이 의미심장해지는 지금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11.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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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서소연 더불어민주당 진주시(을) 지역위원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시절은 검찰로서는 일하기에 ‘쿨’했다고 했다. 용산참사, 광우병 파동,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탄압,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그때 ‘쿨’하게 일어났다.

쿨, 시원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식 ‘쿨’한 사건은 또 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검찰 일이다. ‘임은정 고발사건’으로 경찰이 검찰을 수색하겠다며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은 ‘쿨’하게 기각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2016년 부산지검 소속 윤모 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해 사건을 처리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사표 수리로 무마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던 것이다.

이 사건은 검찰 내에서 논란이 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사건은 시민과 국민의 시각으로 사건을 보아야 한다. 조국 전 장관 가족의 ‘사문서’ 위조가 뉴스가 되고 사법처리 되듯, 검찰의 ‘공문서’ 위조는 당연히 더 큰 사건이다. 임은정 검사는 페이스북에서 “2019년 검찰이 검사의 공문서위조 등 범죄가 경징계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현실은, 그런 주장을 하는 검찰 간부들이 여전히 현직에 남아 있는 현실은 대한민국 사법정의의 초라한 수준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덧붙인 임은정 검사의 말은 또 얼마나 놀라우며, ‘쿨’한가. “공무원 징계령 등 대한민국 법령이 검찰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되는 주장을 검찰이 공공연히 하는 상황이 놀랍다”

우리에게 여전히 더 필요한 것은 촛불정신이다. 3년 전 촛불혁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교체한 대한민국의 국민은 위대했다. 백만명이 넘는 집회를 폭력 없이 이끌며 그만큼 민주주의를 진전시킨 나라가 또 있었나.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참으로 쿨했다. 사실 쿨이란 말은 이런 데다 사용해야 옳다.

지금 우리는 정치권력의 뒷걸음질을 생생히 목격하고 있다. 촛불혁명 이전에 뽑힌 국회의원들, 선출되지 않은 권력 검찰, 국정원 등은 여전히 민주주의 진전에 시큰둥하다.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사실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구경북 출신의 어느 국회의원은 말한다. “누군들 떠나고 싶지 않겠는가? 소똥을 치고 마당에 풀을 뽑으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삶이다. 정치는 국회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회의 구성 자체를 바꾸어야 가능하다. 촛불의 시민정신이 행정수반은 바꾸었지만 국회권력은 여전히 촛불 이전이다”

조국 사태로 빚어진 공정의 훼손을 많은 사람들이 비판한다. 이러한 비판은 당연하며 시정되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 검찰, 국정원을 비롯한 권력기관을 보다 민주주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국민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뒷걸음질하는 정치권력을 보며 새삼 확인한다. 촛불 이전의 국회, 검찰, 국정원 등을 보면 나는 ‘쿨’ 할 수 없다. 나는 진주시민들과 함께 보다 쿨한 세상을 위해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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