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눈길을 끄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남청소년YMCA 소속 고등학생들이 선거권이 만 18세로 하향된 데 따른 환영 기자회견이었다. 고등학생들이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많은 기자들앞에서 정치적인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이제까지 없었던 일이라 다소 어색한 면이 있었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은 선거권 하향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반기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 자리에서 학생들은 선거권 하향을 환영하며 정책 제안 등 세부 계획까지 당당히 발표했다. 한 학생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나오는 일부 공약과 정책이 학생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정작 청소년들은 투표를 할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며 선거권 하향을 반겼다. 다른 학생은 학생인권조례가 무산된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제는 투표로 청소년의 뜻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선거권 하향은 비단 당사자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원론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일각에서 고등학교 학생들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이며, 학교를 정치장화 하게 된다며 반대의 논리를 폄으로써 오랫동안 이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그러한 시각은 우리 고등학생들을 너무 평가절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한 학생이 말한바대로 정치적 중립 등 책임감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선거권 하향으로 학교에서의 정치편향적 이념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현장의 문제점으로 보아 지나친 지적이고 우려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 인헌고등학교 사태가 적나라하게 방증하고 있다. 선거권 하향에 따른 제대로 된 학교 정치교육이 시급하다. 방치하면 할수록 학교는 우리가 우려하는 정치장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