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새해의 계획과 다짐 - 사랑과 신뢰 -
[김용희의세상엿보기] 새해의 계획과 다짐 - 사랑과 신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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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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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시인.수필가

‘사랑’ ‘신뢰’! 귀가 닳도록 들어서 너무 식상한 단어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게 답 같다. ‘세상엿보기’를 쓴지 거의 일 년, 그동안 아무리 생각을 굴려(?)봐도 결국 지금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사랑과 신뢰 같다.

어느 목사가 광화문에서 마이크를 잡고 “문재인 저 놈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외친다. 때로는 “죽여야 한다”고도 소리친다. 이유인즉 우리나라를 빨갱이 국가를 만들려 하기 때문에 우국충정으로… 자기 몸 하나 희생하고 불살라서라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란다. 그런데 다른 분들 이 분을 보면서 또 다소 온전한 정신이 방출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어느 교인이 목사가 교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사탄이란다. 지금까지 수고는 온데 간데 없다. 그 사람의 잘못만 본다. 비난만이 내 삶의 이유인 것 마냥, 공격만이 나의 우수성과 존재감을 드러내는 수단인 마냥. 이건 아무래도 미성숙의 표시겠다. 상대의 흠과 티만 보려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박정희의 열정과 단호함이 근대화를 이루었단다. 지금처럼 사분오열했으면 아무 것도 못했을 것이란다. 그래서 북한처럼 다시 획일주의로 가자는 주장도 이유가 있다. 분명히 근대화의 주역 역할을 한 박정희, 유신헌법, 영구집권 시도, 일본군 대좌, 그런 얘기만 부각할 일은 아니다. 그분도 어느 지점에서 스톱했으면 새마을사업으로, 근대화의 주역으로, 후진국의 개발모델이 되기 충분했겠다.

청와대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 죽여야 한다고 외쳐도 용인하는 나라를 정치민주화가 되지 않았다고 하기는 어렵겠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 또한 그 목사의 나름의 애국방법일 수도 있겠다. 사회화, 민주화가 좌빨과 동의어는 아니지만 유사어는 될 수 있다. 원래 좌익이란 것이 노동자 농민 소외자들을 위한 사상이니 두 개념이 명백히 구분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동의어는 아니다. 북한은 좌익이지만 철저한 전제군주국이다. 그러니까 사상과 이념은 민주주의 사회주의 이지만 내용은 극단적 독재주의다. 인민을 위한 정부가 인민을 볼모로, 착취의 대상으로, 압제의 대상으로 삼는다. 농협 수협이 농어민을, 은행이 전주들을, 행정이 국민을, 보육원이 아이들을, 신문이 국민의 소리를, 학교가 학생을, 유치원이 원생을 위한 것 맞는지? 아니면 그 대상을 발판과 핑계로 삼아 자기의 유익을 기하는 것인지….

현 정부도 마찬가지겠다. 자신들의 야망 이기심 욕망을 숨긴 은밀한 정부라면 전 정권과 달라질 것이 없다. 진영논리는 진영에 갇히다 보면 그 다음 부터는 상대를 볼 때 약점과 오점만을 본다.

왜 그 ‘아픔까지 사랑하는 것’이 어려울까. 비난은 분명히 주체적 사유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사랑까지 놓으면 투사가 된다. 오로지 공격만이 목적이 된다. 상대를 붕괴시키는 것만이 목적이 된다. 그것은 전쟁이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전쟁, 전쟁은 생사를 전제로 하는 용어다. 한쪽의 희생과 패배와 멸실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다. 그러니까 상대도 살고 나도 사는 전쟁은 없다. 그러니까 공격만이 오로지 무기로 하는 행동은 전쟁에서나 사용할 가장 극단적 최후의 선택방법이다. 그런 사회는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

더불어 사는 사회라면, 동물과 다른 인간이라면 상대를 공격하면서도 그의 아픔과 공로를 인정해야 하겠다. 그러니까 결국 이쯤에서 다시 요구되는 것이 신뢰다. 왜냐하면 그 아픔까지 사랑하려면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는 있어야 한다. 상대를 공격하더라도 기본적 신뢰가 있어야 포용하지, 날 죽이려는 원수라면 그건 불가능하다. 날 죽이려는 상대를 사랑하다간 내가 죽는데, 민족과 동포 국가가 사라지는데 그 무슨 개꿈인가? 이 개념을 적용하는 분이 지금 광화문 어느 분의 소리 같다. 아니면 또 다른 은밀한 욕망을 숨기고 있든지.

그러니까 해법은 먼저 자기를 돌아볼 일이다. 상대의 약점만을 바라보고 공격의 대상으로 삼을 일이 아니라. 상대의 장점도 바라보고 나의 약점도 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자기 것도 좀 내려놓을 일이다. 소외자 약자를 위한다 하면서, 사랑을 전하면서 사실은 더 은밀하게 욕망을 키우는 것이라면, 낙하산 늘리고 임대주택 끝내 짓지 않는다면…. 이런 사회, 그렇다고 침묵과 외면과 회피로 대한다면 그건 비겁함이요 기권이다. 사회에 대한 관심을 꺼 버릴 수 없다면 우린 모두가 늘 관심과 주의와 열정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하고 때로는 참여해야 한다.

자본가와 노동자가 서로 믿을 수 없는 사회, 노동이 자본을 공격의 대상으로만 보는 사회, 자본이 노동을 악으로만 보는 조직, 그런 사회와 국가가 되어간다면 그것은 어느 한쪽이 제거되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요구되는 것은 상대의 장점 공로도 인정하는 것, 나의 독단과 아집과 욕망도 바라보는 것, 그렇게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먼저 쌓아가야 하는 것, 무슨 전략과 전술 그런 것 이제 그만하고 투박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기 위해 끝없이 수용하고 포용하는 것, 오로지 나만의 유익을 위하거나 나만의 가치만을 주장하지는 않는 것, 다시 그 평범한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신뢰’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내가 보여주는 것이 맞겠다. 그러니까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 항상 하던 그 식상한 결론 ‘사랑과신뢰’, 새해에도 내걸 화두는 그것 이상 아니지 않을까? 다만 실천하고 실현하고 적용하고 이행하려는 노력이라면 새해의 각오와 다짐으로 의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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