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박사의생식이야기]생명을 유지하려면 먹어야 한다
[김수경박사의생식이야기]생명을 유지하려면 먹어야 한다
  • 경남미디어
  • 승인 2018.12.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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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공학발달로 약과 식품의 혼동 주의
약은 환자에게만 필요…많이 먹으면 독
식품으로 일상에서 건강균형 이룰수 있어

김수경 박사의 생식이야기 <5> 음식에 의한 소화기의 피로

현대사회는 식품공학발달로 인해 약과 식품을 유사하게 만든 것들이 수없이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현대사회는 식품공학발달로 인해 약과 식품을 유사하게 만든 것들이 수없이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산해진미(山海珍味), 고감진미(膏甘珍味), 임금님 수랏상, 별미기행, 맛기행 등 맛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병 가운데도 부자병, 제왕병, 먹어 죽는 병 등 그리 생소하지 않은 병명들이 화자 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생명을 유지하려면 먹어야 한다. 말 그대로 먹어야 사는 것이다. 그런데 먹는 것이 문제라면 이것이야 말로 상당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부자병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당뇨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1% 정도만 앓던 병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최소 1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는 20%까지 늘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여겨질 정도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문제에 관한 한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부자나라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과 상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심장병 천국인 미국도 원래 그렇게 심장병이 많았던 것이 아니고 1945년 이후 고기를 비롯한 과다 동물성 지방질 섭취로 인해 그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2000여 년 전에 쓰여진 소문(素問)이란 책에 당뇨의 첫 번째 요인으로 ‘고감진미(膏甘珍味) 다식(多食)’이라 했다. ‘고감진미다식자(膏甘珍味多食者)가 내열극심(內熱極甚)하고 운동부족(運動不足)하면 전소갈(轉消喝)이다’란 말은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분노하게 되고, 운동이 부족하면 당뇨병이 된다는 뜻이다.

오늘날 우리는 옛날 그 어떤 제왕보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몸에 필요한 것을 먹을 만큼만 적당히 먹는 것이 아니라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먹지 말아야 할 시간에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쌓아 두고 사는데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곧 위장과 간을 비롯한 소화기관들을 피곤하게 만들어 더 이상 몸을 위해 봉사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 자업자득의 결과인 것이다. 몸은 많은 것, 많은 양을 요구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있을 만큼만 있으면 된다. 못 사는 사람들은 못 먹어서 병이 생긴다지만 잘 사는 사람들은 잘 먹는데 왜 병들이 그리 많다는 말인가?

생명은 자생력으로 유지된다. 생명은 그 자체로 아주 고귀하고 존엄스럽기 때문에 스스로 생명을 유지하게끔 생태적으로 태어나는 것인데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그 이치를 모르고 인위적으로 해석하여 몸 본래의 기능을 상실시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사례가 약과 식품을 혼동하는 것이다. 약은 환자에게만 필요한 것이며 또 일시적으로만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식품은 환자와 건강한 사람 모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먹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탄수화물을 포도당, 단백질을 아미노산, 지방질을 지방산, 효소를 소화제, 물을 생리식염수로 대체해 만든 것이 약이다. 약은 아픈 사람이 먹는 것이다. 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성분을 투여해 빨리 흡수시킴으로써 몸의 기능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당연히 고도로 정제해 만든다. 그러니 몸의 상태가 정상이 되면 바로 투여를 중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건강한 사람이 산소 호흡기를 달고 살 필요는 없다. 포도당만 먹고 살거나 아미노산, 생리식염수만으로 살 수도 없다. 질병이 있어 병원이 입원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한정적으로 산소 호흡기를 쓰기도 하고 포도당, 아미노산, 링거라는 이름의 생리식염수를 투여한다. 엿기름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소화제(베스카제 같은)도 투여한다. 수분 대사가 여의치 않아 복수가 차면 알부민을 투여하고, 간 기능이 떨어져 스쿠알렌 합성이 되지 않으면 그 역시 주사로 투여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만 투여해야지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투여하면 몸은 그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외부에서 투여하는 약만으로는 효과의 한계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해야 한다.

식품은 그와 다르다. 일상적으로 섭취하여 영양과 건강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영양학과 식품 공학의 발달로 인해 식품을 약과 유사하게 만든 것들이 수없이 등장하게 되었다. 심지어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맹신을 만들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탄수화물은 식품이고 포도당은 약, 단백질은 식품이고 아미노산은 약이다. 지방질은 식품이고 지방산은 약이다. 물은 식품이고 이온수나 생리식염수는 약이다. 효소원은 식품이고 효소는 약이다. 그 차이점을 정확하게 알고 적절한 섭생을 취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김수경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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