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보석같은약초이야기]10년6개월 숙성한 산머루술이 보약 중의 보약
[지리산의보석같은약초이야기]10년6개월 숙성한 산머루술이 보약 중의 보약
  • 경남미디어
  • 승인 2018.12.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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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선생과 박사문 선생의 대화

김종선 선생(좌) 박사문 선생(우)
김종선 선생(좌) 박사문 선생(우)

 

“요즈음 사람들 암에 좋다고

구찌뽕을 막 먹는데

그래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

구찌뽕은 반드시

화살나무랑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는기라”

 

“중산리하고 마천 10부 능선에

황백피가 많았는데

일본군이 남벌을 해 버렸어.

지금도 군락지 있지만

남벌때문에 알려지면 안돼”

 

박사문 선생과 김종선 선생은 모두 지리산의 일급 약초꾼이다. 박사문 선생은 아직 활동을 하고 있고 김 선생은 이제 돈도 싫다며 약초를 캐러 가지 않는다. 어쩌다가 친한 사람의 부탁이 있으면 가끔 산에 가지만 예전처럼 재미도 없고 그래서 아예 약초 채집을 접었다는 게 김 선생 주변의 이야기이다.

오랜만에 박사문 선생과 김종선 선생이 만나 약초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박사문 선생은 화계에 살고 김종선 선생은 방곡에 살기 때문에 이웃마을이다. 그러나 김종선 선생이 은둔 생활을 좋아해서 웬만한 일이 아니면 바깥나들이를 하지 않는다. 이날은 필자의 초청으로 박사문 선생의 화계 집에 놀러왔다.


박사문 : 구찌뽕이 요즈음 인기가 있는데 어떻게 써요.

김종선 : 구찌뽕 나무는 화살나무랑 함께 쓰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 원래 구찌뽕은 야생이 없어요. 자갈밭에 사람들이 심어놓은 거라. 예전에는 누에 마지막에 구찌뽕을 먹였어. 그러면 고치가 참 좋았어. 그런데 요즈음 사람들이 구찌뽕이 암에 좋다고 막 먹는데 그래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요. 구찌뽕은 반드시 화살나무랑 함께 먹어야 효과가 있는기라.

박 : 내가 보기에는 구찌뽕이 항암제로서는 제일인 것 같아요

김 : 항암제로는 좋긴 하지만 반드시 화살나무랑 함께 먹어야 해. 둘이 같이 써야 힘을 쓰는 거여.

박 : 황백피라고 알지요.

김 : 잘 알지

박 : 이 황백피가 일제시대 때 일본군들이 다 캐 가버렸어요. 중산리하고 마천 10부 능선에 많았는데 일본군이 남벌을 해 버렸어요. 동남아에 진출한 군인들 ‘괴질’치료에 특효가 있었는가 봐요. 그래서 지리산 황백피를 멸종시켜 버렸어요. 김천에도 황백피가 있는데 김천에서 나는 황백피는 약효가 없는 가 봐요.

김 : 지금도 황백피 군락지가 있어.

박 : 가르쳐 주면 안돼요. 가르쳐 주면 기계톱을 가져와서 베어가 버려요. 절대 가르쳐 주면 안돼요.

김 : 엄나무도 요즈음 많이 쓰는데 아직도 지리산에 아름드리 나무가 있어.

박 : 어디에 있어요.

김 : 방곡리 오봉 뒷산에 가면 지금도 군락지가 많아.

박 : 그건 몰랐네. 엄나무는 사실 삶아서 마루로 해 놓으면 목재로도 기가 찬 목재인데.

김 : 헛개나무도 군락지가 있어.

박 : 어디예요.

김 : 함양 엄천강 용유담 위에 있는 송대에 가면 지금도 아름드리 나무가 많아. 보기에도 좋아.

박 : 그렇게 말하면 등산객이 캐 가버리지 않겠어요.

김 : 너무 커서 등산객이 못 캐가니까 문제없어.

*용유담은 지리산 칠선계곡, 백무동 등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여서 강을 이룬 엄천강 하류에 있는 소로, 용이 놀았던 곳이란 전설이 있다. 문화재청에서 ‘명승’으로 지정하려고 하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용유담이 ‘명승’으로 지정되면 이곳에 댐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지리산 댐을 만드려는 국토부와 이견이 있다. 지리산 댐이 만들어지면 용유담은 수몰된다. 지리산 댐은 용유담 바로 아래에 만들어질 계획으로 있다. 그래서 환경단체와 정부 간에 논쟁이 많은 지역이다. 용유담이 행정구역으로는 함양군 마천면이어서 용유담 일대가 약초가 많이 나는 고장이다. 용유담이 있는 엄천강이 내려오면서 산청에 오면 경호강으로 이름이 바뀐다. 이 경호강이 진주 남강으로 이어져 진양호를 이룬다. 김종선 선생이 사는 산청 방곡에서 용유담까지는 4km남짓 밖에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다. 함양군 마천면에서 산청군 금서면은 지금은 지리산둘레길이 만들어져 있어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 산청군 금서면 등이 6.25때 공비와 내통한다며 국군에 의해 마을의 양민이 학살되었던 지리산의 대표적인 오지이고 약초의 보고이다.

김 : 겨우살이는 뽕나무 겨우살이가 참으로 보약인데 요즈음은 볼 수가 없어.

박 : 그래요. 그래서 요즈음은 참나무 겨우살이를 주로 쓰는 데 뽕나무 겨우살이만 못하지요.

김 : 내가 마흔 살 때인가 뽕나무 겨우살이를 발견해서는 나무 채 끊어온 적이 있어.

박 : 어디에 있었어요.

김 : 함양 휴천면에 있는 독바위 근처였는데 밑에서 보니 스님이 장삼을 입은 것처럼 보였어. 삶아 놓으니 노란 것이 정말 보기에 좋았지.

박 : 요즈음 뽕나무 겨우살이를 발견하면 수백만 원은 그냥 받을 수 있을 텐데.

김 : 지금은 뽕나무 겨우살이는 없다고 보면 돼.

박 : 뽕나무 겨우살이는 없어도 참나무 겨우살이는 합천해인사하고 덕유산에 많아요. 얼마 전에 덕유산에 리프트 타고 올라가는데 겨우살이가 많이 보였어요. 동행한 사람이 따 달라고 하는 데 그것 따러 올라가다가는 사망 신고해야 될 것 같아서 하지 않았어요.

김 : 참나무 겨우살이는 별로야.

박 : 형님은 어떤 약초가 제일인 것 같아요.

김 : 나는 특정 약초보다는 산머루 술이 제일 좋은 약이라고 생각해. 산머루하고 설탕하고 같은 비율로 섞어서 10년 6개월을 밀봉시켜 놓았다가 먹어야 해. 이건 보약 중에 보약이야. 10년 6개월을 기다렸다가 개봉해서 매일 간장종지 한 종지씩 먹으면 다리에 힘이 생기는 것이 이것만큼 좋은 약은 없다는 게 내 생각이야.

박 : 10년 6개월을 어떻게 기다려요.

김 : 그래서 산머루 술은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담는다는 말이 있어. 자기 대에 먹는 것이 아니고 다음 대에 먹는 것이라는 이야기이지.

박 : 죽순 술은 어때요.

김 : 죽순 술은 신경통에 많이 쓰는데 치매에 좋다고 하지. 죽순 술도 30도가 넘는 소주에다가 2년은 담가야 돼. 그렇지 않으면 죽순 비린내가 나서 먹기에 그래.

박 : 요즈음 사람들은 6개월도 안돼서 먹으려고 할 텐데요.

김 : 그렇게 하면 약효가 없고 2년은 기다려야 돼. 좋은 약은 세월과 함께 해야 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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