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대한민국 어게인 - 나훈아 쇼를 보고 -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대한민국 어게인 - 나훈아 쇼를 보고 -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0.10.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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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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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랑, 인생 3부로 구성된 추석맞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힘내라 대한민국’ 나훈아 공연, 15년만이라나? 대중에게 모습을 보인 게, 이미지가 좀 변한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칠순을 넘긴 나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끔 백발을 제외하곤 청년 같다.

한국역사의 현실을 사는 그리고 어쩌면 해질녁에 선 한 사내의 인생여정을 담았다. 이 분 개인에만 전적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영상과 구성이 좀 거시기 했지만 전반적으로 본인의 카리스마와 의도를 비대면 언텍트이지만 충분히 담은 듯 하다.

예전에 이런 비교를 한 적이 있다. 스타와 연예인의 차이. 대중앞에서 바지끈을 내리려 한 이 양반은 스타라고, 나훈아는 스타 남진은 연예인, 노무현은 스타 문제인은 정치인, 원효는 스타 의상은 스님, 독특성 파괴성 개별성, 제도권의 굴레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이들, 우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존감과 개성으로 자기색깔의 삶을 사는 이들.

이 양반 나름 철학자 같다. 코로나 극복의 주역은 국민, 위정자들 덕분 아니라고, 의사 간호원 그리고 협동적 국민, 역사 속에서 왕이 국난 위기 때 목숨건 적 없다고. 이박도 정권위해 찬탁 남북 둘로 갈랐다. 선조는 임난 때 의주로 피신했고 고종도 경술국치 군대해산 당하면서도 자기 한 목숨부지했다. 본 프로 초기에 등장하는 사할린동포 3세, 첫 주제가 ‘고향’인 이유가 있었다. 이 분들 지금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짓는다. 나라 잃고 디아스포라 된 우리동포, 한일합방 시 고종 자결했으면, 군대해산 당했을 때 그랬으면, 임금이 자결했으면 아마도 선한 우리국민 마지막 한명까지라도 싸웠을 것이고 우리 역사에서 그분은 그 한 사건으로 최고의 군주로 남았을 것이다. 자기를 죽임으로 영원히 사는 그야말로 거듭남의 실현이었겠다. 선장은 배와 함께 장렬하게 침몰한다. 제 한몸 살자고 어린 아이들 두고 탈출한 어느 넘처럼.

윤봉길 안중근 유관순 논개를 거론한다. 모두 백성이라고. 군대 특강시 이런 얘기 늘 했었다. 임난 극복한건 계급장 떼버려도 백의종군한 이순신과 전국 각지의 의병활동이었다고. 진주성 김시민의 전사.

추석맞이 ‘고향’ 다음의 주제는 ‘사랑과 인생’이다. ‘사내’란 노래 ‘남자의 인생’이란 노랫말, “사랑땜에 한 두번 울고 났더니 저 만큼 가버린 인생” “가진 것은 없어도 비굴하진 않았다”고. 빌딩사이로 해가 질 때 홍대에서 쌍문동까지 39정거장 퇴근길 눈은 감고 귀는 반 열고, 피곤에 지친 도시 소시민의 애환을 그린다. 이게 니체의 낙타인생이다. ‘테스 형’ 물어봐도 인생이 뮌지 모른다 하네요. 말이 없다고, ‘홍시’는 자식이 사랑땜시 울먹일세라 걱정하던 울엄마의 사랑이다.

사랑과 인생을 주제로, 서민과 백성을 주제로 대한민국의 힘의 원천과 남자란 한 인간의 삶의 주제늘 읊고있다.

삶은 끌려가지 말고 끌고가야 한다고, 그 방법은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라 다른 내일이어야 한다고, 비록 파출소일지라도 가보자고, 그리 쫄아서 살지 말자고, ‘쫄지마’의 주제는 이어령씨다. 치료도 하지 않고 삶을 마감하러는 그를 인터뷰 방문한 기자에게 계속 하는 말이 쫄지마다.

나가수 이양반 이전에도 꿈을 얘기했었다. 꿈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고, 십 수년 대중앞에 서지 않은 것도 그 꿈을 잃어서라고, 칠순이 넘었을 것인데 아직 손도 목도 늙지 않았다. 호흡도 무지 길다.

잘 늙어가는 사례로 최불암의 관록, 최백호의 낭만 그리고 이 양반을 거론한 적 있다.

곧 내려감을 준비해야 할 듯 하단다. 테스형을 찾아도 답을 얻지 못하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청춘을 돌려달라”고 몸부림하듯 포효하고. 그래서 ‘공’을 노래하고 비운다는 의미를 읊조린다. 그렇게 비워내고 싶은 것이겠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실존적 삶에서의 사랑과 인생, 그리고 국가와 민족.

인생? 비운다는 의미를 알고 싶은 것이겠다. 비워낸 사람들? 소크라테스, 칸트, 화담, 퇴계, 청담 그리고 원효... 그 분들은 아무래도 비움의 의미를 알았던 것같다. 사도 바울은 지식의 천박함을 토마스는 언어의 무용을... 이렇게 어느 경지에서 자유를 달성한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이 양반은 이를 한풀이 공연하듯 하는 것이고.

우리 민족문학의 특성이 ‘한’과 정 그리고 해학과 풍자라고도 한다. ‘한’은 분노와는 다르다. 누적되어 풀리지 않는 분노가 한이다. 그래서 한풀이를 하고 승무를 추고 해학으로 풀어내는 게다.

조지훈의 승무가 그랫다. “얇을사 하얀꼬깔은 고이접어서 나빌레라” 이 양반도 이처럼 몸짓과 노래로서 한풀이 공연을 한다. “백년도 못살 것을 천년을 살 것처럼~” “설마설마하면서 조마조마~” 소시민으로서의 삶, 우리말 참좋다 이런 말이 다있다니. 그렇게 세월 속에 소멸되어 가지말고, 가진 것은 없어도 사내답게 살자고...

연예인을 예년에는 딴따라라 했던가.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사람. 어떨 땐 고려인의 기상과 기백을 보는 것도 같고, 말타고 광야를 달리던, 한민족의 원형적 신화로도 가고 싶어하는 것도 같고.

코로나 앞에서 다시 일어서는 우리 백성들. 우리는 위대한 민족 맞다. 다만 착할 뿐. 쑥만 먹고 백일 버틴 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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