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하루에 3000명 방문하는 산청서 가장 핫(hot)한 수선사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하루에 3000명 방문하는 산청서 가장 핫(hot)한 수선사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10.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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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수선사 주지 여경 스님

전통사찰과 현대적 감성이 조화를 이룬 평화로운 정원
법당, 탑, 연못, 정자 등 모두가 자기의 스토리를 가져
30년 전에 땅을 구입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
올해 한국관광공사 등이 선정한 ‘한국언택트관광 100선’
산청 지리산 웅석봉 아래 위치한 수선사는 최근 하루에 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핫한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산청 지리산 웅석봉 아래 위치한 수선사는 최근 하루에 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핫한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산청 지리산 웅석봉 아래 전통적인 사찰과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룬 자그마한 공간이 있다. 산청에서 요즈음 가장 핫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수선사이다.

수선사는 2020년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선정한 언텍트 관광 100선에도 포함될 정도로 공식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수선사 주지 여경 스님은 “추석 연휴에 하루에 30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온다”고 최근의 상황을 말했다.

30년 전에 이 땅을 사서 수선사를 창건한 여경 스님은 수선사를 시작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조화’라고 강조했다. 여경 스님은 인간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조경에서도 조화가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런 조화를 따라서 절의 가장 중심건물인 대법당(대웅전)도 16평으로 작게 지었다. 이만한 절의 대웅전이 16평이라면 초라해 보일 것 같은데 뒷산에 안겨 있는 듯이 보여서 평화롭다는 느낌을 준다. 여경 스님은 “대웅전이 컸더라면 아마도 사람들이 불편해 했을 겁니다. 그러면 오늘날의 수선사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경 스님은 이 산세와 지형 등을 고려해서 가장 조화로운 모습의 대웅전을 만든 것이다.

수선사에 있는 건물이나 나무, 연못 등은 하나하나가 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절 마당에 있는 연못은 마음심(心)자 모양을 띄고 있다. 그리고 이 연못에는 법당 뒤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용천수가 흘러 들어간다. 마음이 늘 깨끗해야 한다는 스님의 이상을 구현해 놓은 것이다.

또 법당 앞의 3층 석탑은 불국사의 석가탑을 본 따서 경주 석으로 지었다. 연못 앞의 정자는 가죽나무를 보존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 연못의 목책은 물에 강한 너도밤나무만으로 만들었다.

수선사에서 가장 핫한 장소는 화장실이다. 절의 화장실이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현대적 감각을 지닌 화장실이다. “저는 화장실은 늘 부뚜막과 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을 부뚜막만큼이나 깨끗해야 합니다.” 여경 스님의 지론대로 수선사 화장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또 창이 없다. 창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여경 스님은 ‘날파리 등 벌레들이 날아와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음은 여경 주지 스님과의 대담내용이다.

수선사 여경 주지 스님은 수선사를 창건하면서 가장 근본에 둔 개념은 ‘조화’라고 강조했다. 조화를 통해 눈에 가지런하고 평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여경 스님의 지론이다.
수선사 여경 주지 스님은 수선사를 창건하면서 가장 근본에 둔 개념은 ‘조화’라고 강조했다. 조화를 통해 눈에 가지런하고 평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여경 스님의 지론이다.

▲최근 수선사가 산청에서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하루에 3000명이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인데 점점 관람객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갑자기 관람객이 늘어나는 이유가 있습니까.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기관협의회에서 올해 언택트 관광 100선을 선정했습니다. 거기에 수선사가 뽑힌 게 아마도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또 수선사가 차분하고 조용한 풍광을 보이고 있다 보니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이 와서 보고 쉼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모여들면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일어날 텐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게 큰 걱정입니다. 수선사는 기본적으로 수행도량입니다. 그래서 관광객이 몰리는 게 사실 문제입니다.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지금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선사는 사찰과 정원, 그리고 카페가 어우러져 전통적인 사찰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줍니다. 특별히 의도한 컨셉이 있습니까.

-수선사를 만들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조화입니다. 세상만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조화라는 게 제가 늘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선사를 만드는데도 조화를 가장 으뜸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절 마당에 있는 심(心)자 모양의 연못. 여기에는 법당 뒤편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용천수가 흘러들어온다. 마음이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는 상징이다.
절 마당에 있는 심(心)자 모양의 연못. 여기에는 법당 뒤편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용천수가 흘러들어온다. 마음이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는 상징이다.

▲조화라는 게 어떤 의미를 말씀하시는지요.

-우선 전체적으로 볼 때 눈에 가지런해야 합니다. 또 드러나지 않고 평화로운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건물과 나무 돌 연못 등을 배치했습니다.

▲법당의 규모가 아주 작은 게 인상적입니다. 이것도 조화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인가요.

-절에 가면 가장 큰 건물이 대웅전입니다. 웅장하게 지어 사람들을 압도하게 만들지요. 그런데 저는 16평으로 작게 지었습니다. 너무 크게 지으면 이 산세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법당이 컸더라면 수선사의 분위기가 깨어졌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수선사에 오는 사람들이 평화로움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었을 겁니다.

▲16평이면 대웅전으로서는 상당히 작은 규모인데 16평인 이유가 있습니까.

-제가 출가한 절이 순천에 있는 송광사입니다. 송광사는 고려시대에 국사를 16분이나 배출했습니다. 그래서 그 의미를 따라서 16평으로 했습니다. 대웅전 뿐 아니라 수선사의 모든 건물과 조경은 하나하나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입니까.

-절 마당에 있는 작은 연못이 있습니다. 이 연못은 마음심(心)자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법당 뒤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있는데 이 깨끗한 물이 이 연못에 흘러 들어갑니다. 늘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마음심(心)자 모양의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탑이 아담한 게 편안해 보입니다.

-탑은 3층 석탑인데 불국사의 석가탑을 본 떠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석재를 경주 석을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경주 석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떻게 인연이 돼서 경주 석을 구해서 석가탑 모양의 석탑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탑이다’그런 느낌을 갖습니다.

▲화장실이 아주 현대적이고 독특하던데 스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것인가요.

-네. 저하고 산청에 있는 도무스 건축설계사무소의 이춘식 설계사와 함께 디자인한 것입니다. 지난해에 완성했습니다.

▲보통 절에 가면 해우소라고 전통적인 방식이 많은데 이렇게 현대적으로 감각적인 화장실을 만든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화장실은 부뚜막과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게 지론입니다. 그래서 부뚜막만큼 깨끗해야 합니다.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화장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고 문이 없습니다. 문이 없는 이유는 날파리 등 벌레들이 날아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있는 화장실 가운데 가장 깨끗한 화장실일 것입니다.

수선사에서 가장 핫한 장소인 화장실. 현대적 감각의 화장실은 창이 없다. 창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여경 스님은 날파리 등이 날아와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수선사에서 가장 핫한 장소인 화장실. 현대적 감각의 화장실은 창이 없다. 창이 없는 이유에 대해 여경 스님은 날파리 등이 날아와 사람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커피숍도 서울 강남에 있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감각적입니다.

-원래는 템플스테이 용도로 만든 건물인데 관람객들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옥상을 커피숍으로 만든 것입니다. 커피숍에서 보면 발아래 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연못이 있어서 천상에 온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정자는 아주 투박한 모양입니다.

-정자는 가죽나무만으로 만든 것입니다. 누가 가죽나무를 주었는데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 원두막을 지은 것입니다. 원래 원두막을 지을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연못의 목책도 아주 특이합니다.

-이 연못의 목책은 모두 너도밤나무로 만든 것입니다.

▲너도밤나무는 흔하지 않는 나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남부해안지방에 주로 분포하는데 광산을 개발하다가 대량으로 너도밤나무 군락지를 벌목을 하게 된 모양입니다. 그것을 제가 가지고 와서 목책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너도밤나무는 나무 중에서 물에 가장 강해서 저렇게 연못에 목책을 만들어두면 오래 갑니다.

▲수선사는 어떻게 해서 시작이 되었습니까.

-30년 전에 어떤 스님이 여기서 농사짓고 있는 땅을 제가 사게 돼서 시작이 됐습니다.

▲땅을 어떤 인연으로 사게 됐습니까.

-당시 제가 해인사에 하안거를 마치고 남원에 있는 어떤 절에 잠시 휴식하러 갔습니다. 거기서 어떤 스님을 만났는데 지금의 수선사 땅이 저하고 인연이 있을 것 같다. 마침 매물로 나와 있으니 사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하고 제가 그런 돈을 모아둔 것도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연이 있는지 저보다 먼저 출가를 해서 서울에 있던 친동생 스님이 마침 모아둔 돈이 있다고 해서 당시 1300만원에 지금의 이 땅을 사게 됐습니다. 그게 수선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땅을 사 들여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땅이 몇 평이나 됩니까.

-주변의 산을 포함해서 7천 평 정도 됩니다. 절과 마당, 연못, 주차장 등은 약 3천평입니다.

▲그럼 땅을 사고 바로 수선사를 창건하기 시작했나요.

-그런 건 아닙니다. 당시에는 여기에 오는 버스도 없었습니다. 그냥 벼농사 짓는 다랭이 논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그만 집을 지어서 기거하다가 2008년이 되어서야 법당을 지었습니다. 법당을 지으면서 수선사란 절의 이름도 지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계산하면 12년 된 것이지요.

▲수선사라고 절의 이름을 지은 이유는 있습니까.

-제가 출가한 송광사입니다. 그런데 송광사라는 이름을 갖기 전에 수선사, 길상사라는 이름을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제 출가의 원류를 찾아서 수선사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의미는 닦을 수(修)자에 참선 선(禪)자를 써서 선을 닦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 수선사는 현재는 스님 개인의 절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송광사에 귀속시킬 생각입니다. 그래야 제가 죽고 나서도 절이 제대로 보존이 되지 않겠습니까. 대담 황인태 회장

절 마당의 3층 석탑. 불국사 석가탑을 본 따 경주 석으로 만들었다. 소박한 석가탑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절 마당의 3층 석탑. 불국사 석가탑을 본 따 경주 석으로 만들었다. 소박한 석가탑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 준다.
연못의 정자. 가죽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가죽나무만으로 만들었다.
연못의 정자. 가죽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가죽나무만으로 만들었다.
현대적 감각의 커피숍. 원래 탬플스테이 숙식용 건물이었는데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장소로 옥상을 리모델링 했다. 여름에는 커피숍에서 연꽃이 만개한 연못을 발 아래 볼 수 있다.
현대적 감각의 커피숍. 원래 탬플스테이 숙식용 건물이었는데 관람객들이 쉴 수 있는 장소로 옥상을 리모델링 했다. 여름에는 커피숍에서 연꽃이 만개한 연못을 발 아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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