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가 올해를 마무리하는 2차 정례회를 난장판 속에 날려버렸다. 정례회 마지막 날인 17일 본회의가 채용비리의혹 행정사무조사 발의안을 놓고 상정하려는 측과 막으려는 측이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파행됐다. 고성이 오가는 것은 물론, 의사봉을 뺏어가고, 의장실 앞에서까지 대치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자주 본 모습이 여지없이 진주시의회에서도 연출됐다. 시민 비난을 감수할 만큼 득이 됐을까.
앞서 지난 7월 후반기 원구성을 위한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한바탕 난리를 친 바 있다. 의장은 당적을 바꿔 자리를 차지했고, 현 국민의힘이 부의장 자리까지 가져가면서 의회 내 협치가 실종됐다. 와중에 의장 선거전에서 패한 정당은 의장후보 선출과정을 놓고 의원들 간의 내부 갈등도 격하게 일어났다. 그 후유증 등으로 하반기 내내 의정활동 상황보다 내홍이 부각기도 했다.
뿐만아니다. 정례회 파행으로 이어진 사안인 진주시 채용비리의혹 진상 규명과 관련해 애초 진주시의회가 보여준 형태도 한마디로 가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주시 간부공무원이 자녀들을 특헤채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그 진상을 규명하자는 의회 일각의 주장을 또다른 의회 일각이 막아서면서 집행부인 시를 견제해야 하는 시의회의 기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범시민적인 비난을 샀다.
좀 비꼬아 보면, 일관성 있어 다행이다. 원구성 감투싸움에서부터 채용비리의혹 진상규명 방기, 정례회 난장판 속 마무리까지 초지일관하여 유권자인 시민들을 외면한 채 알량한 잇속만 챙기느라 바빴으니 말이다. 시의원으로서의 책무나 소명의식은 어디 팽겨쳐두고 시의회로 출근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진주시의회는 코로나19로 분노한 시민들을 또한번 실망시켰다는 것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