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영 굴·해삼으로 세계 최고 기능성 화장품 원료 만든다
[인터뷰] 통영 굴·해삼으로 세계 최고 기능성 화장품 원료 만든다
  • 황인태 대기자
  • 승인 2020.12.3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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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향 선마린바이오테크 대표

해양동물 소재 화장품 원료 14종 개발 제품화
특허 모두 9개, 이중 탈모관련 특허만 4종 보유
우리나라 최고 해양동물 화장품 원료 기업 자부
동남아 화장품 기업 국내소재에 대한 수요 늘어

피부노화로 박사학위 받고 경상대 연구원 근무
통영서 일한 게 해양동물 화장품 원료 개발 계기
동물추출물질이 식물추출물질보다 피부에 더 좋아
“의욕적인 화장품 회사에 원료 기술이전 하겠다”
선마린바이오테크에서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 원료들.
선마린바이오테크에서 개발한 기능성 화장품 원료들.

“통영에서 살게 되니 굴을 많이 먹으면 피부미인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박시향 (57) 선마린바이오테크 대표는 피부노화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7년, 경남 통영에 소재한 경상대학교 해양산업연구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때 통영에 처음 살게 됐다. 그런데 통영 사람들은 굴을 많이 먹으면 피부미인이 된다는 것을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통영은 우리나라에서 굴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굴에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기능성 물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 연구가 오늘날 선마린바이오테크의 출발점이 됐다.

“실제로 굴 뿐 아니라 군소, 멍게, 해삼, 골뱅이, 바다달팽이 등 해양동물에 미백, 주름개선, 항노화, 염증치료 등 기능성 화장품의 주요 기능을 하는 물질들이 다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장품의 기능성 물질을 주로 식물에서 추출했습니다. 저는 동물에서 추출하는 것이 피부에 더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 피부도 동물성이니까요.” 박 대표는 기능성 화장품의 물질들을 업계에서는 주로 식물에서 추출해 사용했는데 동물에서 추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 동물을 소재로 기능성 물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통영에서 연구를 시작한 지 10여년, 박 대표가 이끄는 선마린바이오테크는 우리나라에서 해양동물로 기능성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최고의 회사가 됐다. 지금까지 굴, 해삼, 골뱅이, 바다달팽이 등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개발한 것이 모두 14종이나 된다. 특허도 9개를 받았다. 이 중에서 탈모 관련 특허가 4개로 절반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미백, 주름개선, 염증 치료 등 기능성 화장품 원료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 화장품 제조단가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능성 화장품 원료산업도 수입대체가 필요한 시점이 됐습니다.” 기능성 화장품 소재가 국산화하는 시기가 돼서 선마린바이오테크가 선두에 설 수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진단이다. 박 대표는 선마린바이오테크만큼 해양동물 유래의 기능성 물질을 연구개발한 회사가 없는 만큼 화장품 소재 시장이 커질수록 선마린바이오테크를 찾는 기업들이 늘어날 거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이와 함께 동남아 국가들이 화장품 산업을 국가 주요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원료공급 수요가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연구개발은 어느 정도 완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개발된 제품들을 판매하는 데 집중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10여 년간 연구개발에 몰두해 와 제품라인은 잘 갖춰져 있다면서 앞으로는 우리의 원료를 원하는 기업을 찾는 데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선마린바이오테크의 소재를 활용해 세계적인 마린 화장품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가진 사람이라면 과감히 기술이전을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향 선마린바이오테크 대표는 통영에서 많이 나는 굴, 군소, 해삼, 골뱅이 등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해양생물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만드는 회사로는 선마린바이오테크가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라고 자부했다.
박시향 선마린바이오테크 대표는 통영에서 많이 나는 굴, 군소, 해삼, 골뱅이 등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만들고 있다. 박 대표는 해양생물을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소재를 만드는 회사로는 선마린바이오테크가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라고 자부했다.

다음은 박시향 대표와의 대담내용이다.

▲선마린바이오테크가 뭐 하는 회사인가.

-굴, 군소, 해삼, 골뱅이, 군소, 생선 알 등 바다에서 나는 동물을 소재로 해서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회사이다.

▲이렇게 바다에서 나는 동물을 소재로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회사가 많은가.

-단일 품목으로 화장품 원료로 개발한 기업은 있으나, 산업화가 제대로 된 제품은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처럼 굴, 멍게, 해삼, 골뱅이 등 다양한 해양동물을 소재로 해서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회사는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하다가 바다 동물을 소재로 화장품 원료를 만들게 됐나.

-제가 피부노화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딴 후 경상대 해양과학대학에 있는 해양산업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게 됐다. 그때 통영에 가니 굴을 많이 먹으면 피부미인이 된다. 해삼이 피부에 좋다는 말들을 많이 하더라. 특히 통영에서는 굴이 많이 생산. 그렇다 보니 통영 시내 어디서나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통영에서는 누구나 듣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동물들을 소재로 화장품 원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게 해양동물을 활용해 화장품 원료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이다.

▲그럼, 지금까지 화장품 원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화장품은 기본 베이스 원료에 미백, 주름개선, 보습, 염증개선 등 기능성 물질을 첨가해 만든다. 그런데 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화장품 원료는 식물을 기반으로 한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달리 생각을 했다. 사람도 동물이기 때문에 피부를 위한 화장품 원료로는 동물소재가 더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그게 생각의 출발점이었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세계적으로도 해양동물을 소재로 한 화장품 원료개발을 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참고할 선례들이 없어서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 오는 데 사실 어려움이 많았다.

▲주로 어떤 동물을 소재로 활용하나.

-제일 처음에 개발한 것이 굴이었다. 우리나라 굴 생산의 80%가 통영에서 이루어질 정도로 통영에는 겨울이 되면 굴 천지이다. 재료도 풍부하고 또 굴이 피부에 좋다는 말은 많이 들은 터라 실제로 어떤 기능성 물질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것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2010년에 주름개선, 미백, 염증개선 효과가 있는 기능성 물질을 개발하게 됐다. 제품의 이름은 회사 이름과 굴, 그리고 기능성 물질의 이름을 섞어서 선마린-오이스터펩이라 지었다.

▲현재 판매 중인가.

-판매 중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고 화장품 제조회사에서 사 간다.

▲다음에 개발한 것은 무엇인가.

-그 다음에 2012년에 바다달팽이로 만든 기능성 화장품 소재 SUN SEA SNAIL이 개발됐다. 또 같은 해에 해삼을 원료로 SUN SEA CUCUMBER를 출시했다. 이외에 2018년에 골뱅이를 소재로 SUN-BM-MP01이란 제품을 개발했다.

▲이게 다인가.

-아니다. 작년에는 생선의 알을 소재로 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했다.

▲왜 생선 알인가.

-한때 태반화장품이 유행한 적이 있다. 태반은 굉장히 고영양물질이다. 그래서 화장품 원료로 인기가 있다. 그런데 육상동물의 태반은 구하기가 힘들고 고가의 원료라 사용에 어려움이 많다. 해양소재로 태반에 견줄 소재를 찾다가 생선 알이 태반과 비슷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실제로 연구해 보니 생선 알이 미백, 주름개선, 재생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작년에 빙어 알로 ‘MARINE PLACENTA’란 원료개발을 완성했다.

▲박 대표가 가장 자신 있는 원료는 무엇인가.

-제가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이 굴을 소재로 한 것이었다. 그래서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2012년에 굴을 활용해 오이스터펩을 개발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원료를 다시 개량했다.

▲어떻게 개량했나.

-화장품은 피부에 흡수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피부에 흡수되지 않으면 기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기존의 오이스터펩이 피부에 흡수가 잘 되도록 분자크기를 작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효능물질의 구조를 동정하였고, 이것을 합성하여 고기능성의 물질을 최근에 개발하였다.

▲그렇게 하니 효과가 좋던가.

-기존의 오이스터펩에 비해 효과가 7~8배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특허도 받았고 해외특허는 출원해 놓은 상태이다. 효과가 너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으니 원료회사를 찾는 화장품 회사가 많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런가.

-지금까지 기능성 화장품 원료의 80%를 일본을 비롯한 외국에서 수입해 썼다. 화장품 원료를 만드는 데는 연구능력, 개발능력, 품질관리 등 기술들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기술이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화장품 기업들이 국내 소재기업을 찾지 않고 있는 이유가 있다. 그런 기존 화장품 회사의 인식이 사업을 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

▲그럼, 어떻게 영업을 하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홍보를 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소재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려고 한다. 국내 기업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내보다는 동남아 등지에서 호응이 더 좋다.

▲그건 왜 그런가.

-화장품 시장이 커 가니까 동남아 국가들도 자국의 화장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최종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 동남아 국가들이 자국의 제품개발을 추진하다보니 우리나라의 화장품 기술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 화장품 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동남아 국가 뿐만아니라 글로벌 국가들에 대한 마케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능성 원료 제품은 몇 가지인가.

-총 14종이다.

▲특허는 몇 개나 되나.

-9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 4개는 탈모와 관련된 특허이다.

▲탈모 관련 기능성 원료도 있나.

-바다달팽이, 골뱅이, 미세조류 추출물을 원료로 한 탈모예방 기능성 물질이 있다. 최근에 제품화했는데 마린컴플렉스 HG01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해보자.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서 부산 부경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이 뭔가.

-식품영양학인데 주로 피부노화에 대한 연구를 했다. 박사학위 논문도 피부노화분야이다.

▲그리고는 경상대에 근무하게 된 것인가.

-2006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2007년에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해양산업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양동물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다.

▲통영에 가게 된 게 오늘날 선마린바이오테크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나.

-그렇다. 통영에 가지 않았더라면 다른 길을 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됐나.

-당시 대학에서는 실험실 창업열기가 있었다. 저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해양동물에 대한 분석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연구 분야를 가지고 실험실 창업을 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벤처기업을 시작하게 됐다.

▲법인화한 것은 언제인가.

-2015년에 선마린바이오테크를 설립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저는 연구와 개발에 특화된 사람이다. 지금까지 제가 개발해 놓은 화장품 원료 물질들만 하더라도 충분하다는 게 제 생각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런 원료물질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판매하는 데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화장품 원료 바이어발굴 및 해외 원료박람회 등을 통해 우리 제품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 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는 기술이전도 해줄 생각이다. 실지로 그동안 특허기술양도 1건, 통상실시권 3건을 기술이전하였고, 관련 제품이 출시되어 절찬리에 판매중이다. 제가 개발한 소재를 가지고 화장품을 만들어 세계를 상대로 기업을 하려는 의욕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와 줬으면 좋겠다. 대담 황인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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