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미스트롯 2’가 남긴 것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미스트롯 2’가 남긴 것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1.03.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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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높은 관심만큼 뒷 말도 많은 ‘미스트롯2’가 끝났다. 케이블티비 시청률 10%를 처음 넘긴 것도 ‘미스트롯1’ 이었고 30%를 넘긴 것도 트롯이었다. 모 방송국에서 시작된 트롯 열풍은 모든 방송이 벤치마킹 복사흉내내면서 지겹고 식상할 정도로 과도한 트롯열풍을 불러오기도 했었다.

코로나시대 국민들의 억눌린 감정와 기분을 어느정도 풀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미스트롯, 트롯은 흥겨운 노래가사나 가락보다는 한과 애환을 담은 노랫가락이요 한 민족의 눌린 설움들을 풀어내는 서민의 노래다.

이런 트롯의 기능과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스트롯2도 많은 아쉬움도 동시에 양산한 것으로 보인다. 나름 공공성이 요구되는 대중방송이 상업성만을 쫓은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미스트롯1의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초대 트롯 진과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다. 스스로의 권위는 스스로 만들어가야 생명력이 클 것인데 과거와 역사를 지우는 것은 더 큰 시야로 볼 때 상업적 측면에서도 결코 득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이유야 모르지만 송가인이란 초대 트롯 아이콘을 지워버린 것은 앞으로도 지속될 시즌 3, 4…의 정통성을 이어가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사를 지운 민족은, 기록을 지운 국가는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고 누군가 얘기 한 것 같은데.

경연을 지켜보면서 또 아쉬운 것은 어차피 결과는 시청자투표로 결정되는 구조를 만들어 두었음에도 시청자들의 인기투표율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해온 중고등부 전유진을 마스트들의 결정으로 중도 낙마시켜버린 것은 미성년자가 최종 우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어 아예 그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소지까지 없애버렸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트롯 진이 미성년자라면 향후 활용도에서 많은 제약은 받을 것이기에.

그리고 유년부 초등부를 트롯이란 장르에 굳이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트롯 속에 녹아든 묵은 감정들을 표현해 내는 것은 아무래도 어느 정도 나이는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만 유사한 트롯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지만 유독 높은 시청률을 만들어 내는 기술적인 부분은 놀랍다.

2대 미스트롯을 보며 감동스러운 부분이 있다. 진에 오른 양지은은 아버지에게 신장이식을 했고, 선 홍지윤은 성대 낭종과 다리부상을 극복해 냈다니 어쨌든 인간승리다. 무엇이든 그저 얻어지는 결실은 없는 듯 하다. 인내와 고통을 견뎌 낸 이들의 왕관이라 감동이 더한다.

어디 쉽게 얻어지는 결실이 있으랴. LH공사직원들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개발지 주변의 땅을 무제한으로 구입해서 투기로 벌어대는 돈과 부 같은 것은 예외일지 모르지만, 부동산대박 비트코인대박 주식대박… 우리사회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돈으로 돈을 사서 대박나는 세상을 누가 예상했을까. 사회는 공동선이라는 것이 있고 모두가 아니 다수가 그것에 암묵적적 동의를 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고통과 인내 수고로움을 통해 얻는 사회전체에 득이 되는 결과물들이 성공의 요건이 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리라. 코로나 시절이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면 이자율이 오르고 그렇게되면 영끌투자한 이들은 또 어떻게 될까?

임기 채 몇달도 남지 않은 총장이 직을 걸고 직을 던지며 투사처럼 행동하는 것도 어찌 곱게만 보이지는 않는 이유가 그것이 개인을 위한 것이지 조직이나 사회를 위한 것인지의 기준으로 보면 그리보일 수 있단 얘기다. 검찰의 중립은 사직하는 순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검찰총장 직이 어떤 이유든 정치로 가기위한 징검다리라면 좀 곤란하다. 인기 식으면 반기문 따라하기 될까 싶다. 아닌가? 그리 선택하게 만든 것은 극단으로 치닷는 이 정권이 만들어낸 퇴로없는 출구인가?

미스트롯, 출연자 면면이 울고 웃고 혼신을 다하는 모습들에서 세상살이의 고단함과 진심을 보고, 그러나 그 진심들을 어쩌면 인기라는 상업성으로 대체해서 시청률로 연결시키는 듯한 방송국의 행태에서는 실망과 환멸을 보고. 여하튼 개인이든 기관이든 국가든 극단적 집단욕망이 기준이 되는 사회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다.

정치, 방송, 매스컴… 모두 대중사회용 단어들이다. 그 단어들이 정말 대중을 위하는 보편적 상식적 사회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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