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심신 스트레스와 우울증 완화
설탕이나 꿀에 1:1 비율로 재워 차로 음용
<16> 매화
매화는 겨울이 끝에서 봄을 알리는 전령사입니다. 엄동설한의 삭풍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고 내는 향기를 옛 사람들은 좋아했습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매화’ 중에는 ‘얼마나 기다렸던가/ 인고의 속살을 찢고 나온 매화여/ 쏟아지는 햇살 한 모금에/ 너울춤 추는 그대를 만나는구나’라고 했고 퇴계 이황 선생은 도산서원 뜰의 매화를 바라보며 대화도 하고 다수의 시를 지어 제자들에게 뜻을 전했으며 매화와 관련된 시(詩)만 107편 되고 그 중에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陶山月夜詠梅)’라는 시에서 매화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매화나무(Prunus mume Siebold &Zucc.)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꽃 중에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화괴(花魁)라 합니다. 그리고 꽃피기는 시기와 색깔에 따라 일찍 피는 조매(早梅), 추운 날에 피는 동매(冬梅), 눈 속에 피는 설중매(雪中梅), 꽃 색이 하얀 백매(白梅), 붉은 홍매(紅梅)라 부릅니다. 꽃말은 ‘고결한 마음, 끝내 꽃을 피우다’입니다. 중국의 철학자 소옹(邵雍)은 매화의 다섯 꽃잎은 ‘평화, 화해, 행운, 관용, 인내’라고 했습니다.
매화를 보고 향을 맡으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차(茶)를 마시는 멋은 최상의 품위인 것 같습니다. 꽃을 차로 만들 때에는 1/3쯤 핀 봉오리를 따서 그늘에 말리고 보관은 한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걸어 두거나 생것은 냉동시키면 됩니다. 그리고 설탕이나 꿀에 1:1의 비율로 재워두어도 되고 차로 마실 때 단맛이 싫다면 첫물을 버리고 두 번째부터 마시면 됩니다. 한잔에 꽃봉오리 3~5송이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리면 향이 좋습니다.
꽃잎 맛은 여리지만 열매처럼 달고 시고 약간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여 기관지에 좋고 기침과 구토 증세, 신경과민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되며 목이 칼칼한 증상, 심신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완화 시켜줍니다. 그리고 피부를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민간에서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매죽방'이란 죽을 먹었는데 덜 핀 매화꽃을 깨끗이 씻어 눈을 녹인 물로 흰죽처럼 만든 것입니다. 십일 동안 문을 닫고 화병의 매화를 보고 있으니 방안에 향이 가득합니다.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불러 봅니다. 매서운 눈보라를 이겨냈다는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