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전지적 시민시점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전지적 시민시점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1.05.2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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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전지적 독자시점’은 어느 장기 연재물 웹소설의 유일한 독자가 세상이 진짜 웹소설의 내용대로 바뀌면서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웹소설 전문 플랫폼 문피아 최대의 작품으로 누적조회수 2600만을 기록했다, 네이버에서 수요연재 웹툰으로도 전시된단다.

장르문학은 잘 모르겠다. SF, 환타지, 호러, 스릴러, 로맨스…. 이런 비현실적 컨텐츠에 왜 열광하게 되는지. 하기야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숲속의공주 걸리버여행기 심청전 등 모두 비현실적 상상 환타지이긴 마찬가지지만.

근데 요즘 환타지는 절망적이고 멸세적이다. 무슨 ‘신과 함께’도 그렇고. 사실 이런 분야에 어른들은 그닥 흥미를 느끼지도 않고, 왜 열광하는지 그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당신들도 홍길동전 걸리버 읽지 않았느냐고. 그건 현실의 고난 어려움 그 한계상황을 상상 속에서나마 잠시 위안받아 보려는 욕구에서 시작된 것이었는데.

이젠 사이버 너머 아바타의 세상이 오고 있으니 감각과 사실, 현실과 사이버가 분리되고 가상과 허구가 현실의 또 다른 한 축이 되어가는 게다. 비현실이 현실의 한 축이 되어가는 것. 허구가 진실의 옷을 입을 수도 있는 것, 인간은 얼마나 불합리하고 불편한 의식구조를 가졌는가.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어떻게 국민에게 봉사할지를 숙고한다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인기가 잊혀진 듯 식어가다가 검수완판인지 뭔가하는 신생단어와 함께 감투를 벗으며 다시 1~2위로 등극하였고 아직까지 뚜렷한 대선출마 의사표시도 없는 그에게 대중의 관심과 나비들의 러브콜은 우후죽순이다. 전 총리 정세균이 5.18을 맞아 검찰개혁 주장하는 그에 대한 진단과 평가를 보면 타인의 비리에 대해서는 티끌까지도 털어내면서 자신의 비리 검찰비리에 대해서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분이라고, 검찰 내부에서 성희롱사건 발행시에도 내부자의 비리고발 때도 침묵하던 그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것은 또다시 이솝우화의 어머니 흉내내는 호랑이 격이 아니냐는 고발같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칼날을 들이댈 때는 전 정권이나 현 정권이나 즉시적이고 광범위하고 대대적이고 치밀학고 그토록 날렵하던 그가 왜 자신과 측근과 검찰자체의 비리에는 솜털같이 부드럽냐고. 결과적으로 무소불위의 검찰권력 만들어 내는 귀결로 오지 않았냐고. 최고의 권력을 먹잇감의 대상으로 하며 어떤 권력도 털어서 먼지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검찰. 세상을 정화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비리를 포착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 되면 수단의 목적화가 되는 게다. 그게 검사의 직업적 특성이라면 또 지금 수단이 목적이 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말이다. 검사가 통치권자가 되면 그 다음은 누구의 비리를 목표로 삼느냐의 헛웃음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겠다.

기업 CEO가 대통령이 되면 사익을 공익으로 바꿀 것으로 국민은 기대했었다. 은둔의 공주가 또 지휘권을 잡으면 유리성이라도 만들 줄 알았는데 국민의 기대는 늘 그렇게 배신되듯 했었다. 때문에 누군가를 최고지도자로 앉히고 기대로 실험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비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계속 시행착오로 봐 온 게다.

검찰의 먹잇감은 영원하다. 백프로 순도 금이란 존재 불가능하고 유토피아는 없는 땅이란 의미이니.

우리의 근·현대사는 온통 아픔이었다 해도 과언 아니다. 아니 어느 나라의 역사라 해도 그렇지 않은 경우는 없는 듯 하지만 6.25 수만명의 미군전사자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태평양 방위를 위해 죽어갔지만 기실 더 큰 목적은 인류의 평화와 안녕 아닌가. 그러니 궁극적 목적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그것이 지향하고 실현하는바 목적이다. 때문에 이제는 탈이념의 시대에 각자에게 혼돈되지 않을 경각이 더욱 필요한 게다. 환타지의 세계에 빠져드는 이 시대에 이제 이데올로기 관념은 그래서 당연히 퇴물이 되어가는 것이다.

해서 이데올로기도 희석시킨 김종인 광주에서 무릎 꿇고 박·이 사죄하면서 그는 정치꾼 정치전문가의 역량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정치기술자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가장 터부시하고 금기시 해야할 것이 숨겨진 숨긴 의도를 감추고 권력 틀어잡은 뒤를 노리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의식없는 접근이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우리의 역사는 후퇴의 반복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이조 오백년간 누적된 권위주의 그것이 일제에 국권을 내어주었다. 그리고 세계대전의 결과로 되찾은 주권, 그 이후 반분되어 지금 이렇게 동족대치로 온 것 아닌가. 청산되지 못한 권위주의, 그 깊은 망령이 잠시 숨어있는 것이라면. 그게 혹 전지적 작가의 비현실적 환타지 세상에 보호색으로 가려져 있다면 우린 몽유병환자로 될지도 모른다. 숨긴 권력이 변장하고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제는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탈권위가 문제다.

전지적 시민시점, 이 암담하고 우울한 집단적 기만세상 끝내고 내가 히어로가 되고픈 욕망, 그것이 현실탈피의 환타지 놀이가 아니길 기대하면서 우리는 현실을 살고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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