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산으로 오르는 배
[하동근칼럼 東松餘談] 산으로 오르는 배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 승인 2021.12.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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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전 imbc 사장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오른다는 의미는 노를 젓는 사공들이 너무 많으면 의견들이 엇갈려 배가 정작 가야 할 바다로 향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산으로 간다는 얘기다.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제 길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혀 다른 결과가 초래된다는 뜻인데 요즘 대선 정국이 특히 그렇다. 요즘은 그렇다고 사공이 많지 않아도 배가 산으로 오르기도 한다. 동해안 정동진에 가보면 배가 산 위에 올라타고 앉은 호텔을 볼 수 있으니 이 말도 이제는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배가 실제 산에 올랐으니 말이다. 그래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오른다는 말이 맞기도 하고 또 고개를 돌려보면 그렇지도 않아 틀린 말이 될 수도 있으니 대략 난감하다.

국민의 힘은 사공이 많아서 정말 말 그대로 배가 산으로 오르고 있는 쪽이다. 반면 민주당은 사공이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선장과 뱃사공들이 정작 가야 할 방향을 애써 외면하고 있으니 배가 산으로 오르고 있는 느낌이다. 선거판 자체가 정작 대통령 후보의 인물됨과 정견 그리고 각 당의 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선거판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후보 본인 보다는 주변 인물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도를 지나칠 정도로 전개되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여당 후보에 대해서는 아들의 불법도박과 성매매 의혹 그리고 야당후보에 대해서는 후보 부인 경력의 침소봉대에 대한 양측의 파상공세와 공방전이 백마고지 전투보다 더 요란하고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본질보다는 껍질에 다들 사생결단의 추태를 보인다.

여기에다 야당은 내부분열까지 터져 나와 당 대표가 선거 관련 보직을 전부 사퇴하는 사태까지 악화되면서 과연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당이 맞기나 하는지, 벌써부터 갈라먹기 논공행상이 시작된 것이나 아닌지, 익지도 않은 감에 젓가락 꽂기 게임이나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요지경을 연출하고 있다.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도 이길까 말까한 판세인데 말이다. 여당은 또 어떤가? 이쪽은 자기네가 불리하면 무조건 모르쇠이고 전매특허인 내로남불로 일관되어 있다.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자기네 일이면 침묵모드로 일관하고 상대방 일이면 거의 나라를 뒤집을 것같이 난리를 치는 모습에서 과연 이 당이 과연 집권여당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특히 이번 대선의 여당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장동 개발관련 핵심 당사자들이 두 명이나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른바 ‘도마뱀 꼬리 자르기’ 같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도 이 또한 오불관언이니 수단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후보의 인성과 빼박은 꼴이다. 여야 모두 후보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루머와 음해, 아니 실제 확인되는 부정적인 사안까지 뒤섞여 양당 후보 모두 역대 최고의 비호감도를 기록 중이다.

농담 섞인 이야기로 술자리 밥자리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실질적인 양당 후보는 이재명과 윤석열이란 인간 두 사람이 아니라, 성은 정권이고 이름이 유지와 교체라는 후보가 실제 후보라는 말이다. 후보들에 대한 인간적인 능력과 정견, 정책 등에 대해서는 따져보아야 ‘도토리 키 재기’라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냥 사람보고 대통령 뽑는 거는 포기하고 정권을 교체시킬 것인지 정권을 유지시킬 것인지만 따지자는 게 태반의 의견이다. 그리고 그 대통령을 선택하는 심판관은 코로나라는 중국발 괴질과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괴물인데 그 놈들이 얼마나 변덕을 부릴지 장난을 칠지 그게 걱정스럽다는 얘기들을 덧붙인다. 나라가 바다로 나갈지 산으로 오를지 내년 봄이 되면 결정되겠지만 어느 쪽이든 진 쪽은 배가 산으로 올랐다고 난리를 칠 것이 분명하니 참 소란스러운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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