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어천마을 주민들 매일 물과의 전쟁
산청군 어천마을 주민들 매일 물과의 전쟁
  • 이선효 선임기자
  • 승인 2022.06.02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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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상수도 공급 부족해 식수, 생활용수 난
산청군, 현황 파악 못하고 대책없이 방관만
주민 “21세기에 먹는 물도 해결 못하는 산청군” 분통
요즘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어천마을 주민들은 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모습으로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pixabay 제공.
요즘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어천마을 주민들은 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모습으로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pixabay 제공.

요즘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어천마을 주민들은 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을 상수도가 단수되기 때문에 식수와 생활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이 마을 도진오 이장은 매일 아침 "물이 단수될 예정이니 마을 주민들은 미리 대비하라.”라는 방송을 한다. 또 “식수가 아닌 채소나 잔디밭에 물을 주다가 적발되면 벌칙을 부과할 것”이라는 엄포도 놓는다. 가뭄이 계속되자 마을 주민들이 텃밭이나 잔디밭에 마을 상수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단속하기 위한 조치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불편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먹는 물이 떨어져 생수를 추가로 구입하기도 한다. 먹는 물이야 생수로 대체하면 되지만 화장실, 밥 짓는 물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밥을 집에서 먹지 못하고 일부러 식당에 가서 사 먹는 일이 부지기수다. 또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 근처의 캠핑장 등 공공시설을 활용하기도 한다.

어천마을은 뒤로는 웅석봉, 앞으로는 경호강이 흐르는 수려한 경관으로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 산다. 도시에서 살다 온 외지인들은 아침마다 듣는 이장의 물 부족 방송이 꼭 80년대 영화의 한 장면 같기만 하다. 부산에서 살다가 들어온 주민은 “산청이 살기 좋다고 해서 귀촌했는데 먹는 물 공급도 제대로 못 하는 산청군을 보면 꼭 80년대 농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요즈음 시골이라 해도 먹는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자체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기자가 산청군 상하수도과에 연락해 보니 담당자는 현황 파악 조차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대책이 있을 리 만무하다. 담당자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겠다. 파악한 후에 알려주겠다.”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어천마을 상수도는 단성면(면장 유승주)에서 관리하고 기본 정책 수립은 산청군청 상하수도과(과장 민치식)에서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선효 선임기자

산청 단성면 소재 어천마을 수도관리 담당자(총마)가 마을주민에게 보내는 단수 관련 문자 메시지.
산청 단성면 소재 어천마을 수도관리 담당자(수도총무)가 마을주민에게 보내는 단수 관련 문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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