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세상엿보기] 정두언
[김용희의세상엿보기] 정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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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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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장맛비가 추적추적 느린 미련처럼 내리는 아침 새벽공기가 눅눅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손뼘같은 하늘에 크레인 몇 개가 꽂혔다. 여기 30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곧 손바닥만한 하늘도 막힐 것 같다. 달과 구름이 걸리고 가끔은 푸른 그리움을 전하던 손바닥도 곧 보이지 않게 될 것 같다. 재건축아파트 현장, 지난해 5억이라더니 30평형대가 지금은 8억이란다. 여기 노원구에도 평당 3천만원 시대가 열리나 보다. 3억! 그걸 저축해서 모으려면 서민들은 최소 20년은 저축해야 한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가처분소득 350만원대, 소비지출 250만원대, 무주택자와 지방민들은 그만큼 세월을 잃고 산다.

보수논객 정두언이 갔다. 상실감이 크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세상을 비판하고 진단하던, 가끔은 그의 통찰에 놀라기도 했던 그 작은 기쁨마저 안고 그가 갔다. 현 정부는 노무현 2기가 아니라 MB와 그네 2기라고 하시던 분, MB정권의 배양실이었으면서도 곧 그 정부는 정권이 아니라 이권이라고 하시던 분, 지금의 일본과의 관계 또한 명분보다 실리가 중요하다고 광해군처럼 다산처럼 얘기하시던 분, 경기고 서울대 출신 3선 국회의원, 어쨌든 우리사회의 사회적 엘리트였다.

가수로서도 활동하며 4집 앨범을 내고 정치 그만두면 가수하신다던 낭만이 있던 분, 어느 때에는 정말 힘들었다고 기자회견장에서 울먹이기도 하고, MB시절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일여년 옥살이하고 나와서는 사법적으로는 죄가 없다지만 사회적 죄까지 없겠냐고 하던 그 여린 마음의 소유자가 갑자기 가셨다.

우리사회 우리 사는 세상 왜 이럴까? 왜 임대주택은 끝내 확대공급 않고 그들의 등을 타고 아파트값은 저리 오르게 할까? 세들어 살 사람 없으면 집값이 저리 오를 리가 없다. 그걸 알기 때문에 정부는 기필코 임대주택 확대하지 않는 것.

우리 사회를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 때문이라는 나베 자한당 원내대표의 지적도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를 네비처럼 알리지만, 트럼프의 유색인종 조국 귀환설처럼 백색인종의 표몰이에나 도움될 게 일본 왜구설이다.

질 들뢰즈가 그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울하지 않으면 비정상이라고. 요즘 주변에 우울증약 복용자가 너무 많다. 안 먹는 것이 비정상일 정도로. 보수가 수구겠는가? 진보가 개꿈이겠는가? 왜 이리 좌표를 잃고 흔들어 댈까.

교회 빚이 많아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등떠밀려 재특위원이 됐다. 목사의 의도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었더니 신천지란다. 신천지는 기득권교회를 파괴하는 최대의 적그리스도다. 연유를 봤더니 이전 주도한 작은 모임에 참석자가 한때 새천지 교육받은 경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목자들의 은닉된 자존주의, 식자연들의 폐쇠적 자만주의 우린 참 피곤한 사회를 산다.

아무리 정신분열증이 정상인 사회라 하더라도 그건 후진적 자본주의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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