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웅 교수의 향토인문학 이야기] 20. 진주남강유등축제(晉州南江流燈祝祭)
[강신웅 교수의 향토인문학 이야기] 20. 진주남강유등축제(晉州南江流燈祝祭)
  • 경남미디어
  • 승인 2020.07.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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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호국정신의 상징 ‘유등’ 세계적 축제로 승화

임진왜란 당시 군사신호와 통신수단으로 유등놀이 시작
성안 병사가 성밖 가족에게 안부 적어 띄워보낸데서 유래
진주성 전투에서 숨진 구국선열들의 진혼의식으로 유등 시작

개천예술제에서 기존 유등놀이를 툭화시키면서 발전
2002년 시작된 진주남강유등축제 2011년 ‘대한민국대표축제’ 선정
세계적 어워드서 수차례 수상 세계 최고 수준 축제 반열 올라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화려한 모습. 진주남강유등은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에서 군사전술과 신호, 통신수단으로 이용하였고, 개천예술제에서 7만 민군관의 혼을 달래는 유등놀이 행사로 진행된데서 유래하고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화려한 모습. 진주남강유등은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에서 군사전술과 신호, 통신수단으로 이용하였고, 개천예술제에서 7만 민군관의 혼을 달래는 유등놀이 행사로 진행된데서 유래하고 있다.

2002년도에 시작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개최 10년 만인 2011년에는 ‘대한민국대표축제’라는 최고 영예의 축제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뿐만아니라 2011년도에 세계축제협회에서 매년 전 세계의 경쟁력 있는 축제를 대상으로 62개 분야를 시상하는 세계적 어워드에서 금상을 몇 차례 수상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축제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매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며 12일 동안, 진주 남강과 진주성 일원에서 개최된다. ‘물, 불, 빛… 그리고 우리의 소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성격과 역사적, 문화적 유래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주된 성격은 계사년(1593년)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7만 민관군의 영혼을 유등으로 승화시키며, 아울러 그 유래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에서 군사전술과 신호, 통신수단으로 이용하였고, 개천예술제에서 7만 민군관의 혼을 달래는 유등놀이 행사로 진행되었다가 2002년 진주남강유등축제로 특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축제행사는 매년 10월 1일에서 10월 12일까지이며, 토·일요일이 각각 2회가 되지 않으면 10월 14일까지 열리고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시민들의 자긍심을 올려주는 역사적 소재, 정체성, 그리고 소망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축제였기에 처음부터 크게 성황을 이루었고 2006년부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하게 되었다. 많은 관광객의 방문으로 문화관광도시 진주를 알리는 홍보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해오고 있다.

축제가 시작되는 10월 1일 오후 6시가 되면 진주 남강에서 5만여 개의 등(燈)이 동시에 빛을 토해내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우리 고유의 등과 세계 여러 나라의 풍물등(風物燈)과 또다른 수만개의 소망등이 빛을 발하며 마치 세계적인 등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마치 비단결처럼 흐르는 강물과 주변의 둔치가 연출 무대가 되면서 화사한 빛의 공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촉석루와 진주성이 자연스럽게 무대의 뒷배경이 되면서 고색창연(古色蒼然)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무대 속으로 넋을 잃을 정도로 몰입되며, 또한 거리에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등불과 사람들이 마치 진주 비빔밥처럼 함께 버무러 지면서 주인공도 관람객도 따로 없는 말 그대로 화합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진풍경이 전개된다.

그리하여 유등(流燈)이라는 용어는 사실 진주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예술제인 개천예술제(開天藝術祭)에서 남강물에 등을 띄어 흘려보내는 행사와 민속적으로 전해오던 유등놀이를 종합하여 특화시킨 축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유등의식은 계사년 당시 진주성에서 숨져간 수많은 구국선열들의 원혼(冤魂)을 달래기 위한 진혼의식(鎭魂儀式)과 더불어 가정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며, 유등놀이는 임진왜란 때 군사신호와 통신수단이었다. 성안의 병사가 성밖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적어 띄워보냈다는 데서 유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민족혼의 불을 밝히는 축제’라는 데서 보다 큰 의미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진주성은 2차 진주성전투에서 끝내 함락되었어도, 결코 그 전투에서 패했다고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왜군의 손실도 막대하여 결국 부산으로 되돌아감으로써, 결과적으로 진주성 2차 전투에서 호남땅을 지켜낸 것이다.

또한 여기에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거룩한 순국정신(殉國精神)은 ‘의암별제(義巖別祭)’라는 애국 예술로 승화되었으며, 7만 민관군의 순국은 개천예술제의 창제의 바탕이 되었으며, 곧 진주남강유등축제로 이어지면서 우리 진주인들의 가슴속에 불멸의 유산으로 전승되고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겉치례 위주의 축제가 아닌, 역사와 문화의 진실이 묻어있는 내실있는 축제로 거듭남과 동시에 천년고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삼남의 중심도시로 발전해온 우리 진주시의 문화예술과 교육, 호국충절의 역사성과 정체성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자긍심은 진주남강유등축제와 함께 또한번의 도약(跳躍)이 있을 것임을 확신하는 바이다.

강신웅(姜信雄)

본지 주필

전 경상대학교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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