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윤석렬의 장모
[김용희의 세상엿보기] 윤석렬의 장모
  • 김용희 시인·수필가
  • 승인 2021.07.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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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시인·수필가
김용희 시인·수필가

“누구든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다” 법정구속된 장모에 대한 윤석열의 반응이다. 좋은 말로는 ‘거리두기’요 평상어로는 ‘쳐내기’다. 감싸안는 것이 아니다. ‘가슴아프다’가 아니라 ‘누구든 예외없다’란다. 참 차갑다. 부인이 들으면 서운하기 그지없겠다. 이것은 우선 나부터 살고보자는 식 아닌가. 아니 (가슴이 아프지만) 이라는 단서가 아마도 생략되었겠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이런 분들은 정으로 살기보다는 필요에 의해 묶여진 가족관계다. 이준석 한술 더 뜬다. 한국에 연좌제는 없단다. 걸리적거리는 꼬리라면 짤라라 식이다. 원래 이준석이 지향하는 능력주의, 경쟁주의 사회는 그렇다.

이전에는 결혼은 보통 집안끼리 인연으로 엮는 집안끼리 행사로 간주했다. 해서 집안을 보고 귀족은 귀족끼리 뼈대있는(?) 집안은 집안끼리 그렇게 이루어졌다. 요즘 그런 세태는 아니라지만 아직 서민들 감정은 이런 부분이 집단무의식 중에 남아있다. 집단무의식은 심리학자 융의 얘기겠다. 여하튼 윤 장모 구속 건이 여론이나 지지율에 무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본인 윤씨는 기소에 재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법적용 예외없다”는 워딩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지난번 판결에서는 공모 4인 중 윤 장모만 무혐의였으며 왜 이번에는 법정구속까지 되었나? 뭔가 다른 증거가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결국 재판부의 판결이 문제라는 얘긴가? 동일사안을 놓고 전혀 다른 해석을 하는 재판부. 아니면 그때는 윤씨 검사였으니 같은 법조인들끼리 봐주기(?) 였던가.

그런데 이 장모 사기사건 연루된 것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온통 삶이 그렇게 보인다. 몇백억 잔고증명 위조사건부터. 서민들은 무슨 드라마 보는 것 같다. 왜곡된 방식의 사회관, 동업자끼리 ‘책임면제각서’라니 그것도 어째 좀 이상하다. 확인서도 아니고 각서다. 그런 것은 부부싸움이나 했을 때 얘교(?)용으로 주고받는 것이지. 공신력은 법원에서 발급해야 부여된다. 그런데 개인끼리? 때문에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윤 장모는 어째 좀 소위 선수(?)의 냄새가 난다. 이전에 장영자인가 하는 금융계 큰 손 있었다. 남편이 이철희였나, 좀 오버랩된다. 온통 삶이 사기였던 여자분. 근데 윤 장모는 좀 더 강하다. 공모, 배신, 각서, 구속, 감옥. 잘못 본 건가?

홍준표는 조국 보고 “각시를 감방보내는 사내”라 했는데, 그래도 그 가족은 서로를 보듬어 안는 끝없는 애정을 느끼는데 여기는 아예 단칼에 쳐내는 느낌을 받아서 어째 좀 서늘하다. 윤씨 아예에 대권포기하고 처가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지. 부인이 느끼기에 너무 찬바람 아닐까?

권력은 물거품이지만 가족은 영원한데. 다만 그 가족이 상호신뢰를 보여줄 때. ‘나를 위한 너’가 아니고 ‘우리 같이 함께’라는 의식을 줄 때.

윤석렬 앞으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재판이 8개다. 장모건 3건, 처 2건, 본인 3건, 그 외에도 공수처에서 추가로 검토 중인 사안도 3-4개다. 이 파고를 넘을 수 있을까? 모두 단순 의혹 제기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정청래 의원 말처럼 “안 되는 줄 알고 전격 포기한 반기문의 길이냐, 아니면 안 되는 줄 모르고 10년 허송세월을 한 안철수의 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새겨들어야 할 말일까? 잘못하면 가정도 잃고 권력도 잃고 명예도 잃고 더 잘못되면 본인이 담당하고 수없이 감옥보낸 사람들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런 영화 있었다. 검사가 죄수되어 감옥에 오는 날 그 검사에게 고발되어 이미 감방에 가 있던 조폭 두목이 미소짓는 얼굴로 끝나던 영화. 사실 정치라는 것이 어쩌면 이런 속성을 갖는 것 같다.

지금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보쌈’이란 드라마의 배경이 된 역사가 일부는 추정이기는 하지만 내용이 그렇다. 선조는 영창대군에게 왕위계승 하려다가 위협 느낀 이의첨, 광해, 김개시 등에 독살당하고, 상황을 뒤집은 광해군은 또 김개시의 꾐에 빠져 넋 놓고 있다가 결국 또 인조반정으로 폐위되고, 선조 보내고 권력 누린 이의첨은 결국 인조반정으로 아들까지 몰살당하고, 김개시는 선조 광해 김자점 영악하게 처신하다 요부로 또 처형되었다. 인조반정으로 이들을 죽인 김자점은 효종 때 청나라에 동조하다 또 처형되었으며 이들을 단죄한 노론 송시열 세력도 또 사약을 받게 된다. 그러니까 그 시절 왕이든 신하든 한때 권력을 쥔 이들은 하나같이 독살 처형 사약이었다. 권력 가까이 다가섰다가 불나방처럼 타버린 이들의 한결같은 결말이었다. 우리 근 현대사도 다르지 않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너무 들떠서 살지 말 일이다. 권력의 단맛이야 경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보여주는 역사는 너무도 식상하게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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