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두목 A씨 모친상 났을 때 수사팀장이 조의금 내
조 모 팀장 “조폭 두목이 먼저 조의금 내 답례로 준 것”
고발인 장 모 씨 “조 모 팀장으로는 공정한 수사 어렵다”
정만규 전 사천시장의 아들 정 모 씨의 300억 원대 횡령 사건을 고발한 고발인이 진주경찰서 수사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기피신청을 낼 방침이어서 그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만규 전 사천시장의 둘째 아들 정 모 씨의 300억 원대 횡령 사건은 지난 3월 초 마산동부경찰서에서 진주경찰서로 이첩됐다. 이첩 이유는 정 모 씨가 창원교도소에 수감 되었다가 지난 2월 28일 가석방으로 풀려남에 따라 본인의 요청으로 주소지인 진주경찰서로 옮겨달라고 요청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첩되자 진주경찰서는 수사과 조 모 팀장을 수사책임자로 사건을 배당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접한 고발인 장 모 씨는 "진주경찰서 조 모 팀장이 피고발인 정 모 씨와 복수의 사건에서 공범으로 고소‧진정돼 있는 진주 조폭 두목으로 알려진 A씨와 친분이 두터워 정 모 씨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수사 기피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발인 장 모 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피고발인 정 모 씨와 진주 조폭 두목으로 여러 언론에 보도되고 판결문에도 나와 있는 A씨와 복수의 사건에서 공범으로 진정‧고소돼 있다. 또 피고발인 정 모 씨가 운영하는 진주 모 병원 장례식장에도 A씨가 대표, 사장 등의 명함으로 활동하고 있어 피고발인과 한편이다. 하물며 수사책임자 조 모 팀장은 A씨가 모친상이 났을 때 현직경찰 신분으로 조의금을 낸 기록이 있다. 조 모 팀장은 A씨의 진주경찰서 인맥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조 모 팀장에게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있겠나.”라며 “이미 조 모 팀장과 기피신청 하겠다고 통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모 팀장은 고발인 장 모 씨에게 “A씨의 모친상에 부조를 한 것은 자신의 집안에 상이 났을 때 A씨가 조의금을 낸 데 대해 답례를 한 것일 뿐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 수사는 공정하게 하겠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진주경찰서 조 모 팀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했으나 교육관계로 통화가 되지 않았다. 본지는 조 모 팀장과 통화가 되는대로 조 팀장의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그러나 고발인 장 모 씨는 진주경찰서에 대한 수사 기피신청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장 모 씨는 본지에 “진주경찰서 조 모 팀장과 조폭 두목 A씨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평소에도 친분이 있다는 지역의 평가가 많다.”라며 “진주경찰서에서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경남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해 주기 바란다는 수사 기피신청을 서면으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만규 전 사천시장의 아들 정 모 씨의 거액 횡령 사건 수사를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정만규 전 사천시장의 둘째 아들 정 모 씨(50)는 주식회사 만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1억6천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을 비롯해 2019년까지 모두 422차례에 걸쳐 약 300억 원의 자금을 업무상 횡령한 혐의로 고발됐다. (주)만구는 정만규 전 사천시장이 삼천포에서 설립한 수산물 가공 회사이다. 정 전 시장이 사업의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둘째 아들인 정 모 씨가 그동안 회사를 물려받아 운영해 왔다. 그러나 ㈜만구는 2019년, 군납 과정에서의 여러 비리 등이 내부 고발돼 대표였던 정 모 씨는 2021년, 법원으로부터 3년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지난 2월 28일 가석방됐다. 정 모 씨의 수감과 비리, 횡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구는 파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모 씨는 가석방 중에 다시 300억 원대의 횡령 사건으로 수사받게 됐다. 이외에도 정 모 씨는 노 모 씨 감금‧협박‧무고 등으로 고소‧진정돼 여러 건으로 조사받게 돼 다시 사법처리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정 모 씨는 현재 진주 시내 모 병원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회사의 대주주이다. 그동안 정 모 씨가 수감 중이어서 아내인 안 모 씨가 회사의 대표이사로 장례식장을 운영해 왔다. 진주 조폭 두목으로 알려진 A씨는 이 장례식장에 사장, 또는 대표라는 직함으로 정 모 씨의 아내 안 모 씨와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또 이 장례식장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또 다른 안 모 씨(정 모 씨의 손위 처남, 정 모씨 아내 안 모씨의 오빠)는 진주시 건설국장 출신인 노 모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현재 진주검찰에서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다. 서부경남의 유력인사인 정만규 전 사천시장의 둘째 아들 정 모 씨 집안은 여러사람이 다수의 범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선효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