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일 진주시장이 진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선임에 대해 취한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재단이사회에서 이사장을 선임하면 재단을 이미 사유화 한 서영수 씨가 이사장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었다. 그런데 진주시는 자율이라는 이름하에 서영수 이사장이 선임되는 데 뒷짐을 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서영수씨가 예술재단의 이사장이 됐다. 이제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서영수씨가 이사장이 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서영수 재단화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단에 대해 조금만 아는 사람은 예상하는 일을 조규일 시장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조 시장은 서 이사장의 선임을 수수방관 했다. 아니 조금 더 불편한 진실을 말하자면 조 시장이 서영수 이사장 체제를 묵인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서영수 이사장은 조규일 시장과 진주 대아고등학교 선후배간이다. 오래전부터 같은 고등학교 선배인 서영수 이사장 등장을 조 시장이 크게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시중에 나돌았다. 이런 전망들은 조 시장의 성품 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조 시장은 사람이 원만하고 인품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추진력이나 결단력은 아직 보여준 게 없다. 그래서 시중에서는 조 시장 체제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고 한다. “차라리 이창희 시장은 인품은 독했지만 일은 똑 부러지게 하지 않았나?” 하는 말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조규일 시장으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조 시장은 이미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고 말았다. 앞으로 서영수 이사장이 잘 못하는 일은 모두 조규일 시장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