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근칼럼東松餘談] K방역의 허상 Ⅱ
[하동근칼럼東松餘談] K방역의 허상 Ⅱ
  •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 승인 2021.01.07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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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하동근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전 imbc 사장

코로나 사태가 하루 100명 수준의 1단계를 넘어서 지난 연말부터 하루 1000명 수준의 2단계로 들어선 조짐이다. 구치소와 요양병원 등 일어나서는 안 될 지역까지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고 가족들의 걱정과 항의조차 거세다. 이제는 단기간에 1단계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는 불가능한 흐름이다. 여기서 2단계나마 제대로 잡지 못하면 자칫 3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3단계로 진입할 수도 있다. 매우 중차대한 시점이다. 그나마 여기까지 오는 동안 국민들은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적극적 협조와 참여로 민생고를 버텨왔지만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폭발할 수도 있다.

모두가 참담함을 느끼는 한편,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조차 들기도 한다. 특히 올해 예산편성에서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 백신 확보를 위한 예산조차 잡아놓지도 않고 있다가 야당과 언론이 백신 확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자 뒤늦게 예산을 배정하고 백신 확보에 등 떠밀려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어이없음과 측은함조차 느낀다. 혹시 내년 대선까지 백신 없이 1단계 수준으로 버티다가 그때 가서 중국제 백신으로 생색내면서 다시 표 따먹기 장난이라도 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상상도 해본다. 또 화이자와 모더나 등의 백신이 생각보다 빨리 개발에 성공해 본격 접종이 시작되면서, 짜놓은 타임 스케줄에 본의 아닌 차질이 왔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상식적으로 백신 확보 대책이 없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염불보다 잿밥이란 말이 있다. 코로나 방역을 제대로 했으면 그토록 자랑하던 K방역에 구멍이 뚫릴 일이 없었을 터인데 분명히 딴짓을 했으니까 구멍이 뚫렸을 것이란 추론은 좀 살아 보면 그냥 할 수 있다. 코로나를 반드시 극복해야 할 역병으로 대하고 이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순수 차원의 방역대책을 펼친 게 아니라 코로나를 위정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대해 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누구나 가질만한 소박한 생각이다.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이 구멍 난 것을 보고 “에이 이거 순 뻥이네‘라고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이유와 배경을 조금이라도 설명해주는 분석보고서가 나왔다.

전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 소장은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옥스포드대학이 집계한 국가정책의 엄중성 지표와 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 추이, 그리고 코로나 확진자 발생 추세 등 세 가지 요소의 상호 연관성을 분석해본 결과, 코로나 대응에 대한 정책의 엄중성 지표와 정권 지지율은 92퍼센트라는 상당히 높은 상관성을 보인 반면, 정작 중요한 정책의 엄중성과 확진자 발생의 상관성은 불과 9퍼센트에 지나지 않는 심각한 엇박자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효율적인 코로나 대책은 환자 발생이 줄면 엄중성을 줄이고 환자 발생이 늘면 엄중성을 높이는 유기적인 대응책이어야 하는데 그동안의 정책 엄중성은 환자 발생과 상관없이 4.15 총선거, 광복절 집회, 개천절 집회 등에 맞추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분석은 정부의 대응책이 순수한 차원의 코로나 발생 억제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치가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이 가 있었던 모양이다. 보고서는 정치가 잿밥에 염두를 둔 대응책을 앞으로 계속하게 되면 3단계 상황도 우습게 진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코로나 대응책은 과학적 데이터와 전문 의료인에게 모두 맡겨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문제에는 여, 야, 진보,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특히 포퓰리즘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코로나 대응책에 포퓰리즘을 이용해 정치적 기득권 연장의 수단으로 삼는 이른바 ‘코로나 정치’는 더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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