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와의 통합 여부를 놓고 구성원들간에 내홍을 겪고 있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이번엔 이 문제에 대한 총장의 행보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럽다.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총장이 중심을 잡고 정확한 소신과 논리로 양측을 중재하고 설득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총장이 이중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통합반대추진위가 지난주 시청 브피리핑룸에서 기자회견까지 열며 밝힌 과기대 총장의 행동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통합반대추진위에는 경상대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학내 구성원들에게는 최종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통합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다. 상반된 내용을 통합반대위와 구성원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으로, 그 속내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게 모순된 입장을 양측에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 총장으로서는 속 시원하게 밝힐 순 없지만 나름의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총장의 행위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모순된 의견의 전달이 가져올 논란과 갈등 확산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통합반대위측이 총장에게 책임을 묻고 나서는 것은 향후 이 문제 해결에 커다란 암초로 등장할 뿐이라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주의 양대 국립대학인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 추진은 양 대학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제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안인 만큼 어느 일방이든 소아적인 관점을 고집해선 안된다. 머지않아 그들의 판단과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일단 과기대 구성원들간의 소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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