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 없는 진주 시내버스 파업, 어쩌다 이렇게 됐나
양보 없는 진주 시내버스 파업, 어쩌다 이렇게 됐나
  • 강정태
  • 승인 2019.02.20 2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교통 노조 삭발식…시와 대립 극에 달해
시민소통위서 건의안 냈지만, 진주시에서 거부
시 “명분 없는 파업, 파업 풀면 대화 나서겠다”
삼성교통 “약속 지키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
삼성교통 노조 20여명이 20일 오후 진주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교통 노조 20여명이 20일 오후 진주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진주 시내버스 파업을 시작한지 31일째인 20일 삼성교통 노조가 삭발식을 진행하면서 진주시와 삼성교통 간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시는 이럼에도 ‘파업을 풀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삼성교통은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없이는 파업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교통 노조는 진주시가 대중교통체계개편용역에서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통해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적은 표준운송원가로 최저임금 지급조차 못 받고 있다며 표준운송원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진주시는 시가 버스업체에 지원하는 표준운송원가는 ‘총량지원제’로 시가 총액을 지원하고 업체가 그 한도 내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지난 18일 제208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삼성교통 노조의 파업은 명분이 없다. 노조가 주장하는 용역에서의 최저임금 보장은 용역 결과일 뿐이지 시가 100% 수용할 수도, 하지 않을 수 도 있다”고 말하며 삼성교통 노조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삼성교통 노조의 파업은 지난 2017년 6월 진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며 표준운송원가제를 도입한 것에서 발단이 됐다. 지난해 정부에서 최저임금을 16.4% 올렸지만 진주시 표준운송원가는 3%만 인상돼 삼성교통 노조는 현재의 표준운송원가로는 최저임금을 맞출 수 없다며 표준운송원가 재산정을 진주시에 지속해서 촉구했다.

하지만 진주시는 시의 표준운송원가는 총량원가 지원체계로 광역시의 준공영제 체제의 표준운송원가와는 다르다며 시가 업체에 총량으로 재정지원금을 지원하면 업체가 자체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구조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삼성교통 노조는 표준운송원가가 비합리적이라며 지난해 8월 20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진주시의회에서 중재에 나서 한 차례 파업을 유보했었다.

당시 진주시와 진주시의회, 삼성교통 지회는 지원되는 표준운송원가와 실제 회사의 집행내용을 비교 분석하는 평가용역을 앞당겨 시행하고, 용역결과에 따라 비합리적인 부분이 나타날 경우 2019년 표준운송원가 산정시 반영은 물론 2018년 표준운송원가도 소급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로 4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28일 개최된 ‘진주시 시내버스 업체 경영·서비스 평가용역 중간보고회’는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가 빠진 채 진행돼 소득없이 끝이 났다. 이어 1월18일 다시 개최된 용역보고회서도 삼성교통은 임금에서 5억여원의 적자가 나온 것으로 나왔지만 시에서는 소급지급할 근거가 없다며 서로 주장만 하며 마무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교통에서는 지난해 12월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발생했고, 삼성교통 노조는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 적정성 검토에 따른 표준운송원가 소급 지급 약속을 번복했다며 지난달 21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후 파업이 시와 노조 간의 대립으로 해결점을 못 찾고 장기화되자 진주시 시민소통위원회가 파업 사태를 풀기 위해 진주시와 시의회, 소통위, 버스업체 대표, 용역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하자는 건의안을 들고 나섰다. 하지만 삼성교통은 소통위의 건의를 받아들인 반면 진주시에서 “이해관계인 등이 참여하는 소통의 자리는 파업이 자진 철회된 이후에 만들어달라”며 건의안을 거부해 파업은 한 달을 넘어섰다.

삼성교통 노조는 이날 삭발식에서 결의문을 통해 “진주시가 최저임금 준수와 운송원가 재산정에 나서지 않고 억지주장만 계속한다면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교통 노조는 이날 삭발식에서 결의문을 통해 “진주시가 최저임금 준수와 운송원가 재산정에 나서지 않고 억지주장만 계속한다면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삭발식에서 삼성교통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역대 최악의 시내버스 노선개편이라고 불렸던 2017년 여름 진주시는 시내버스 업체에 표준운송원가를 적정하게 지급하고, 버스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었다”며 “그러나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된 후 진주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하며 허위사실과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삼성교통 노동자들과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만 주고 있는게 지금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준수와 운송원가 재산정에 나서지 않고 억지주장만 계속한다면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며 “시내버스 파업의 모든 책임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진주시장에게 있다. 진주시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정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988, 4층 (칠암동)
  • 대표전화 : 055-743-8000
  • 팩스 : 055-748-14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선효
  • 법인명 : 주식회사 경남미디어
  • 제호 : 경남미디어
  • 등록번호 : 경남 아 02393
  • 등록일 : 2018-09-19
  • 발행일 : 2018-11-11
  • 발행인 : 황인태
  • 편집인 : 황인태
  • 경남미디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미디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7481400@daum.net
ND소프트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선효 055-743-8000 7438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