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상 일당은 성공한 드루킹인가?
박진상 일당은 성공한 드루킹인가?
  • 경남미디어
  • 승인 2019.03.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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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와 선거로 인연 후 공직 요구한 드루킹과 비슷
드루킹 그룹은 공직진출 실패했지만 박진상 일당은 성공해
박진상 일당은 성공했기에 조용하고, 실패한 드루킹은 감옥행
법조계 “박진상 등의 행위 ‘선거목적 거래’에 해당할 수 있어”
“사법당국 조규일 시장의 공직보상 등에 대해 조사해야” 여론
진주시 상대동 소재 사단법인 환경실천협회 사무실 전경.
진주시 상대동 소재 사단법인 환경실천협회 사무실 전경.

박진상 일당이 2016년 환경단체를 급조해 진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조규일 당시 경남도 서부부지사와 인연을 맺은 후 선거 때 도와주고 당선 후 진주시의 공직을 요구한 과정은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드루킹 일당의 행태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역정계에서는 드루킹 일당은 선거 때 도와줬지만 선거가 끝난 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구속돼 있는 것이고 박진상 일당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돼 진주시의 주요 공직을 맡고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 내용과 과정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선거 때 드루킹 일당의 도움을 김경수 경남지사는 특검까지 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있다. 또 드루킹과 그 일당 중 일부도 구속돼 있거나 사법처리가 됐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투신해 자살하기도 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지사가 모두 사법처리를 받은 것은 선거 때 약속이 선거 이후에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선거 후 드루킹 일당의 요구가 수용됐다면 드루킹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패한 드루킹 일당과는 달리 진주에서 일어난 박진상 일당은 이른바 선거장사는 양측이 모두 만족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 도와주고 선거 후 공직으로 보상받는 이러한 행위들에 대해 사법당국에서 조사해봐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법조계에서는 조규일 시장과 박진상 일당의 관계가 김경수 지사 재판에서 재판부가 결론지은 ‘선거목적 거래’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재판에서 법원은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행위를 ‘선거 목적 거래’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는 지난 1월 31일 선고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래돼선 안 되는 공직(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은) 단순한 정치인과지지 세력의 관계를 넘어 상호 도움을 주고 의존하는 특별한 협력관계"라면서 "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그 자리에서 법정 구속됐다.

지역정계에서는 이같은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관계를 조규일 진주시장과 박진상 총재 일당에게 적용하면 이름만 다를 뿐 그 내용과 구조는 동일하다고 평가했다.

박진상 총재 일당은 2016년 환경실천협회(이하 환실협)를 창립했다. 그 이전에 비슷한 이름의 환경단체에서 일했던 박 총재는 정치활동 등의 이유로 활동이 제약받자 정치적 활동이 자유롭도록 자신의 독자적 환경단체를 조직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환실협을 창립한 박 총재는 당시 진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던 조규일 전 경남도 서부부지사를 접촉해 환실협의 고문으로 옹립했다. 그런 다음 조규일 전 경남도 서부부지사가 진주시장에 출마하자 환실협의 회원들을 동원해 본격적으로 조 후보를 돕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특별히 눈에 띄는 활동을 한 사람으로 이현돈 환실협 이사와 권상현 사무차장이었다. 이현돈 이사는 조규일 후보 선거캠프에 들어가 기획과 사무, 수행을 담당했고 권상현 사무차장은 후보 수행 비서를 맡았다. 환실협 멤버들이 후보 주변을 포위한 것이다. 그리고 옥영란 환실협 부총재(당시 감사)는 사무실 일도 보면서 조규일 후보 부인의 수행도 함께 맡았다. 조규일 후보의 부인이 면단위 등 진주시내에서 먼 곳에 갈 때는 주로 옥영란 부총재를 대동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조규일 후보 캠프에서 일한 모 인사는 “박진상 총재는 후보 캠프 사무실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주로 외곽에서 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후보 캠프 사람들은 박진상이 누군지 잘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박진상 총재는 주로 외부에서 있으면서 환실협 회원들의 활동을 총괄 지휘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선거 때 조규일 후보와 밀접했던 박진상 일당은 선거후에 차례차례 보상을 받았다. 이현돈 이사는 조규일 시장의 정무보좌관으로 권상현 사무차장은 운전비서로 각각 채용됐다. 또 박진상 총재는 광범한 회원을 관리하는 진주시체육회 사무국장으로 발령 났다. 특별한 경력이 없는 옥영란 부총재도 진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선임됐다. 옥 부총재의 급여 등의 대우는 시 체육회 사무국장 수준으로 예정돼 있다.

박진상 총재 일당의 이른바 선거장사는 대박을 낸 셈이다. 지역정계에서는 환실협이라는 환경단체를 급조해 만든 후 조규일 시장과 인연을 맺어 선거 때 도와주고 선거후에는 확실한 자리를 여럿 챙겼다는 점에서 드루킹 일당의 실패한 선거장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한송학·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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